“경찰 출석 요구에는 응하라” “합의 종용해도 따르지 말라” 제안 봇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6월 누리꾼들을 무더기 고소한 사건을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온라인에는 경찰 조사와 관련해 조언을 주고 받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은 나 원내대표가 지난 6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는 모습. 고영권 기자

‘경찰 출석 요구에는 즉시 응하라. 벌금은 얼마 되지 않는다. 경찰이 합의를 종용해도 응하지 말라.’

경찰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누리꾼을 무더기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히자 수사 경험자들의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 원내대표에게 고소당한 누리꾼들에게 조언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2014년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회원에게 ‘일베충’이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77명이 모욕죄로 무더기 고소당한 당사자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글 작성자는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당했지만,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이들은 국회의원이니까 그럴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그렇게 버티다간 큰일 난다. 경찰이 출두를 요구하면 조사는 반드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베충’ 사건 당시 이사를 가 출두명령서를 다른 사람들에 비해 한 달 늦게 받았더니 경찰이 저를 ‘지명통보자’로 분류했다”며 “지명통보자 명단을 공유하는지 관할 구역도 아닌 엉뚱한 관할 경찰이 제 일터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지명통보란 소재가 불분명했던 피의자를 발견한 경우 피의자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하는 제도로, 즉시 체포되는 지명수배와는 다르다.

사실대로 말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기사에 댓글을 달 때 느꼈던 감정 그대로 말하면 된다. (‘나베’라는 댓글을 달았다면) 나경원 베스트라고 말해도 된다”며 “조서는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시간 제한이 없으니 내가 한 말이 아닌데 써있거나 나중에 검찰로 넘어갔을 때 불리하게 작용할 부분은 그 자리에서 수정 진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벌금은 많이 나와봤자 50만원일 텐데, ‘나경원 베스트’라고 했다고 50만원 벌금 내는 게 너무 억울하지 않냐. 벌금 1원도 내기 싫다는 분들은 서로 연대해서 투쟁하라”며 “77명의 피고소인들도 2년 좀 안 되게 서로 뭉쳐서 싸웠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해당 게시물에 “형사가 합의하라고 종용할 거다. 그러나 절대로 합의하지 말라”며 “합의가 끝이 아니다. 죄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또 다른 고소의 시작일 거다”라고 조언하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반대로 나 원내대표에게 고소를 당해 조언을 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지금까지 이런 x은 없었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아 고소를 당했다는 이 누리꾼은 “24일에 조사를 받으러 가는데 ‘당시 기사에 일베 및 일본 옹호론자들이 많고 정부를 욕하는 악성 댓글러를 상대로 댓글을 달았다. 댓글에서 나 원내대표를 지칭하거나 한국당을 언급한 바 없다’고 진술하려는데 문제가 되냐”고 의견을 물었다.

지난 9일에는 이미 경찰 조사를 받고 온 누리꾼이 “(경찰 조사에서) 국쌍은 국사무쌍(國士無雙)의 줄임말이다. 국사무쌍은 한 나라 안에 경쟁자가 없다는 뜻으로 뛰어난 인재(人材)를 이르는 말이다. 주어는 없다. 기사 내용, 특정인과 관련 없이 그냥 댓글을 썼다고 했다”는 후기 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말 한국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는 내용의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아이디 170여개를 모욕 혐의로 6월 초 경찰에 무더기 고소했다. 이 기사 댓글에는 ‘나베(나경원+아베)’, ‘국X’ 등 나 원내대표를 비하하는 표현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된 피의자만 100명 이상으로, 현재 피의자 주소지 관할 경찰서에서 촉탁 수사 중이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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