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모든 검사 결과 투명하게 공개”, 검사 항목도 법정 59개에서 25개 추가
경북 포항시가 수돗물과 관련한 민원이 보름 만에 1,000건 이상 접수되자 19일 상수도관 내시경 조사에 들어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포항시 의뢰로 이날 오전 포항 남구 효자동 일부 지역 땅을 판 뒤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관에 내시경 장비를 넣어 내부를 살폈다. 수자원공사 측이 살펴본 관은 유강정수장에서 약 3㎞ 떨어진 지름 900㎜짜리다.
포항시와 수자원공사는 가장 민원이 많은 남구 오천읍 원리까지 모두 5곳의 상수도관을 조사해 내부에 있는 이물질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또 이물질이 수돗물 필터 변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파악할 방침이다. 결과는 3, 4일 뒤 나온다.
포항시는 필터 변색물질 성분조사를 마치면 민간전문조사단 회의를 열어 원인물질과 제거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포항 남구 일대는 이달 초부터 수도꼭지나 샤워기에 설치한 필터가 며칠 만에 검붉게 변했다거나 물티슈를 대고 몇 분간 물을 틀면 얼룩이나 찌꺼기가 묻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달 5일부터 신고를 받은 결과 18일까지 1,013건이 접수됐다.
수돗물 이상 신고가 많은 지역은 남구 오천읍이다. 또 상대동이나 동해면, 대잠동 등에서도 접수됐다. 이 지역은 모두 남구 연일읍 유강정수장 물이 공급된다.
포항시는 민원지역 수돗물 111건을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 등 공인수질검사기관에 보내 수질검사를 맡긴 결과 모두 수질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돗물 이상 신고가 계속되자 유강수계 47곳에서 막여과 실험을 했고 19일 내시경 조사에 들어갔다. 막여과 실험 결과 38곳이 우수하거나 양호한 1, 2등급을 보였고 9곳에서 단시간 내 변색이 나타난 3등급을 보였다.
포항시는 내시경 조사와 함께 수돗물 검사 항목도 늘리기로 했다.
포항시는 지금까지 법정 59개 항목을 기준으로 수돗물을 검사했으나 25개 항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상수도관을 조사해 어떤 물질이 보이더라도 누적 물질을 지속 제거하고 내시경 결과에 따라 근본 대책을 수립하겠다”며 “검사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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