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19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상장사 2,212곳을 대상으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699곳 중 66.8%만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답했다. 11.2%는 채용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22.0%는 아직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예상 채용 규모는 총 4만4,821명으로, 지난해 조사 때(4만7,580명)보다 5.8% 감소했다. 인크루트는 2003년부터 매년 하반기 채용 시즌을 앞두고 상장사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대졸 신입사원 채용 동향 조사를 하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경우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운 곳이 전체의 79.2%였다. 같은 항목에 대한 지난해 조사 결과(91.1%)보다 11.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채용 규모도 지난해 보다 4.1% 감소한 4만2,836명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대기업들은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 힘입어 고용 규모를 늘렸으나, 1년 만에 다시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중견ㆍ중소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축소는 심각했다. 중견기업의 채용 예정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21.7% 줄어든 1,393명이었고, 중소기업은 무려 48.6% 감소한 592명에 불과했다. 경기 침체 속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이 맞물리면서 타격이 큰 중견ㆍ중소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게 인크루트의 분석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고용시장을 견인하는 대기업의 채용 축소는 고용 시장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적신호”라며 “이 정도면 ‘고용 쇼크’가 아니라, 그보다 더 심각한 ‘고용 증발’ 수준”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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