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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이공계 대학→의전원… 조국 딸 ‘강남 스타일’ 진학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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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이공계 대학→의전원… 조국 딸 ‘강남 스타일’ 진학 코스

입력
2019.08.19 19:01
수정
2019.08.20 00: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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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수해 의전원 입학… 조국 “외고, 외국어 특성화로 돌아가야” 과거 소신 내로남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장녀인 조모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서 두 차례 낙제를 하고도 3년간 장학금을 독식한 사실(본보 19일자 1면)이 공개된 뒤 조씨의 의전원 입학 과정을 둘러싼 논란도 고개를 들고 있다. 조씨는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의 이공계 학과를 거쳐 의전원에 입학했다. 대입 전문가들조차 “외고 출신이 의전원에 입학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라며 “외고 출신의 의대 진학 러시가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것처럼 의전원 진학도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19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조 후보자 딸인 조씨는 서울의 H외고를 졸업한 뒤 2010년쯤 K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했다. 입시전문가들에 따르면 인문계인 외고 출신의 조씨가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케이스다. 전체 수업의 70~80%가 영어와 제2외국어인 외고 커리큘럼에서 내신만으로 이과에 진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명 입시기관 A컨설턴트는 조씨가 H외고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국제반’을 거친 사실을 거론하며 “외고 커리큘럼 이외 부분까지 준비해 유학파 우대 특별전형으로 진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당시 대입 전형에 따르면 외고에서 대학의 이공계 학과 진학이 불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과반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 외고에서 굳이 어렵게 준비해서 이공계열 대학에 간 사유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은 당시 상황을 들어 “특별한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입시 전문가 B씨는 “외고의 의학계열 진학률이 7.1%까지 상승하자 교육부가 2007년 의대 준비반 등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고 의치대 직행이 좌절된 수험생들은 의전원, 치전원 입학을 염두에 두고 이공계 대학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특히 외고에서 의대 직행이 불가능해진 뒤 강남 8학군에서는 의전원을 의사 직업을 갖기 위한 우회로로 적극 활용했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외고 출신의 조씨가 이공계대학을 거쳐 의전원에 입학한 과정을 둘러싸고 의심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조씨는 의전원 입학을 위해 대학 졸업 뒤 재수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조 후보자가 외고에 대해 과거 내비친 소신을 감안하면 ‘내로남불’이란 비판도 나온다. 2011년 출간한 저서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에서 조 후보자는 “두 가지를 해보자. 첫째, 개인적 갈등을 줄여줄 제도를 도입하도록 힘을 모으자. 예컨대, 기업형 슈퍼마켓이 골목에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자. 외고가 대입 명문 학교가 아니라 원래의 취지인 외국어 특성화 학교로 돌아가도록 만들자”고 강조했다. 2014년 출간한 저서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에서는 “특목고, 자사고, 국제고 등은 원래 취지에 따라 운영되도록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 성적만이 공부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17년 1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비판하며 올렸던 트윗. 트위터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17년 1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비판하며 올렸던 트윗. 트위터 캡처

외고 출신이 의전원으로 방향을 트는 것 자체가 강남 부유층 등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입 전문가 C씨는 “당시 의전원 입시가 복마전이라는 뒷말을 남겼던 점을 감안하면 조씨의 의전원 입학 또한 치밀한 계획과 정보가 없으면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자신들의 이념이라든지 교육철학 때문에 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주장하면서도 정작 자녀들은 특권학교라 비판하는 학교에 보내는 이중성을 보인 데 분노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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