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배우한 기자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이 끝나는 20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한다.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의식한 방한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한미 연합훈련 종료 후에 실무협상을 재개할 생각인 듯하다.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는 한시라도 서둘러야 한다.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 일정은 그 자체로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의 성격이 짙다. 북한은 그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점검 차원의 이번 한미 연합훈련에 방어는 물론, 점령 계획이 포함되자 ‘침략 책동’이라고 강력 비난해 왔다. 그러면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의 시험발사를 반복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였다. 북한 입장에서는 훈련이 끝나는 만큼 협상에 나설 명분이 생기는 것이고, 훈련 종료일에 맞춘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은 실질적인 대화 제안인 셈이다.

사실 북한은 줄곧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미국이 아닌 한국에 쏟아 부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막말 수준의 언사를 하면서도 “조미(북미) 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기웃거리지 말라”는 등 북미 대화의 가능성은 매번 열어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한미 연합훈련 종료 후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방한 기간 중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고 청와대도 예방할 예정이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우리 정부를 배제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한미 간 공조와 의견 조율은 이미 상수다. 일각에선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을 조율했던 점을 들어 비건 특별대표가 판문점 등지에서 북한 측과 만날 가능성도 점친다.

문 대통령은 19일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 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 가는 상호 노력까지 함께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경제는 우리 미래의 핵심적 도전이자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비핵화 협상의 성패는 결국 한반도의 운명과 직결된다. 북미는 이른 시일 내에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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