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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고철 줍던 노인들 참변… 화재 전주 여인숙은 빈곤층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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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고철 줍던 노인들 참변… 화재 전주 여인숙은 빈곤층 숙소

입력
2019.08.19 17:35
수정
2019.08.19 18:4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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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화재 수습을 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화재 수습을 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19일 새벽에 전북 전주시의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나 투숙객과 관리인 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숨진 이들은 70~80대 고령으로 이중 2명은 폐지와 고철을 수집해 생계를 꾸려왔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최근 도심의 여인숙 상당수가 빈곤층 숙소로 이용돼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 화재로 장기 투숙객 2명과 관리인 1명 등 노인 3명이 각자 방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다. 이중 2명은 폐지를 수거하며 이곳에서 생활해왔다. 또 다른 A(82ㆍ여)씨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생계급여 22만원을 포함해 매달 57만원을 받아왔으며 여인숙에서 관리를 맡아왔다.

참변이 발생한 여인숙은 전주시청 인근으로, 총면적은 72.94㎡ 규모에 11개의 객실이 있다. 방 한 칸은 6.6㎡ 정도에 불과했다. 1972년에 사용 승인된 목조슬라브 구조로, 지은 지 47년이나 돼 시설이 낡아 화재 과정에서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객실 출입문은 나무로 돼 있고 창문이 없는 방도 있었다. 여인숙에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달방 비용은 12만원가량으로 최근 10여명이 장기 투숙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투숙객 대부분은 생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노인 빈곤층이라고 주민들은 전했다. 한 주민은 “여인숙 주변에는 항상 폐지가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목격자들은 ‘펑’ 소리가 연이어 들리자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부탄가스 더미가 폭발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화재 시간대에 여인숙을 들락거린 사람이 없는 점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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