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한우산업특구 지정 생고기 곁들인 비빔밥이 일품
게르마늄 해수찜은 전국 유명세 관절ㆍ신경ㆍ산후에 좋은 ‘약찜’

함평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나비’다. 1999년부터 시작한 함평나비대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면서 전국에서 함평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나비’라는 독특한 소재를 개발해 함평군은 ‘생태관광도시’, ‘친환경농업군’ 등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으며, 매년 30만여명의 관광객이 나비대축제를 보기 위해 함평을 찾고 있다.
하지만 함평에는 ‘나비’만 있는 게 아니다. 비옥하고 넓은 농토에서 생산되는 함평나비쌀, 청정 갯벌이 선사하는 낙지와 숭어, 구제역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함평한우 등 함평은 농축수산물의 ‘보고’로도 유명하다.
호남가(湖南歌) 첫머리가 ‘함평천지’로 시작될 만큼 함평은 예부터 인심 좋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이름 높은 곳이다. 깨끗한 자연과 넓은 초지가 소를 키우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어서 예부터 함평은 소가 유명했고, 함평 소를 사기 위해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우시장이 서게 됐다. 1903년 함평 5일장에 들어선 함평 우시장은 11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전남 지역 대표 우시장 중 하나였다. 우시장은 함평 5일장 건너편에 있다가 현재 함평보건소 자리를 거쳐 2017년 현대화 시설을 갖춰 학교면으로 이전했다.
우시장이 들어서면서 장터에서는 먹거리로 만들기 쉬운 비빔밥을 팔기 시작했고, 우시장에서 나온 싱싱한 생고기를 고명으로 올리기 시작한 게 함평의 대표 음식인 ‘함평 생비빔밥’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함평 생비빔밥은 신선한 한우 생고기와 함께 무채, 상추, 시금치, 콩나물, 호박나물, 부추, 계란지단, 김 가루 등의 고명을 올린다. 여기에 채를 썰어서 접시에 따로 담아 나오는 삶은 돼지비계를 취향에 맞게 비빔밥에 넣어 먹는 독특한 방식이다. 비빔밥과 함께 나오는 소뼈를 우려낸 맑은 선짓국도 시원하면서 깔끔하다.

2~3대에 걸쳐 옛 장터의 생고기 비빔밥 맛을 그대로 전수하는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장터 일대는 2014년에 한국관광공사 음식테마거리 관광활성화 지원사업에서 ‘함평천지한우비빔밥 음식테마거리’로 선정됐다. 함평에 간다면 꼭 한번은 들려야 할 곳 중 하나다.
생비빔밥의 재료인 함평천지 한우도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정부가 함평천지 한우의 가치를 인정해 2008년 7월 함평군을 전국 최초로 한우산업특구로 지정했다. 함평 한우는 오염되지 않은 사육 환경 속에 배합 사료를 주지 않고, 무항생제 섬유질사료로 사육하기 때문에 고기의 육즙이 풍부해 감칠맛이 난다. 또한 부드럽고 담백하며 씹는 맛이 풍부해 최고급육으로 평가받고 있다.

함평에는 쌀도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 함평 나비쌀은 친환경 녹비작물인 자운영 꽃 재배와 제초효과가 탁월한 왕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한 친환경 명품쌀로, 엄격한 품질관리시스템을 통해 최고급 쌀만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또 함평의 특산물 중 하나인 복분자와인 ‘레드마운틴’은 함평지역에서 수확한 산딸기와 지하 210m의 천연암반수로 정성껏 빚어내 깊은 맛과 향을 자랑하는 산딸기 와인이다.
함평의 관광명소로는 함평 나비대축제와 국향대전이 열리는 함평엑스포공원이 으뜸이다. 이 곳에서는 자연생태관, 나비전시관, 황금박쥐생태관, 문화유물전시관 등을 연중 볼 수 있고, 함평군립미술관에서는 유명 작가들의 기획 특별전 등도 수시로 관람할 수 있다. 자연생태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랗게 똬리를 튼 황구렁이가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커다란 뱀 모형 전시관은 함평군이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양서ㆍ파충류 생태공원이다. 이 공원에서는 능구렁이, 까치살모사 등 국내종과 함께 킹코브라, 사하라살모사, 돼지코뱀 등 89종 666마리의 양서ㆍ파충류를 볼 수 있다. 또 일제 강점기에 중국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그대로 재현한 함평 상해임시정부 청사 역사관도 꼭 보고가야 할 곳 중 하나다.

함평 최고의 명물 중 하나인 게르마늄 해수찜도 빼놓을 수 없다. 해수찜은 삼못초 등 각종 약초와 달군 돌을 넣은 해수탕에서 수건을 적셔 찜질하는 것으로, 해수약찜이라고도 한다. 또 달군 돌에 함유된 유황, 게르마늄 성분 덕분에 신경통, 산후통, 관절염, 피부병과 같은 만성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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