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에서 콘크리트 등이 떨어지고, 기둥 하나가 무너질 것 같다.”
18일 오후 7시쯤 경기 수원시 재난상황실과 수원소방서로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수원시내 한 아파트 벽에 균열이 발생,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는 내용이었다.
시는 소방서와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긴급 점검 결과 이 아파트 한 개 동의 벽면과 벽면을 따라 붙어 있던 정화조 배기 구조물 사이의 이음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약 18㎝ 가량의 틈이 생긴 것을 확인됐다. 균열은 아파트 7∼15층에 걸쳐 있었다.
시는 만일의 사고 위험에 대비, 해당 아파트 입주민 92명 전원을 대피시켰다. 인근 주차차량 40여 대도 이동 조치했다.
시는 현장점검 결과 아파트 벽면에 붙어 있는 정화조 배기 구조물의 붕괴가 우려되지만 본 건물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19일 전문가와 함께 추가 안전진단을 진행, 벽면에서 떨어져 나간 정화조 배기 구조물을 즉시 철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파트 벽면과 배기 구조물을 이어지는 층별 연결 철물이 빗물과 바람 등 외부환경의 요인으로 상당히 부식돼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 붕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철거 결정 이유다.
철거작업은 3~4일 정도 걸릴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는 1991년 건축돼 지은 지 30년 가까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아파트관리사무소 2층에 현장통합지원본부를 두고,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안전진단 과정에서 해당 구조물의 철거 필요성에 대해 주민들과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며 “향후 전문철거업체 선정, 철거 과정의 안전조치 계획 수립, 소요예산 마련까지 주민들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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