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 “강경파에게 구실 주는 처사 옳지 않아” 지적도
“브루투스 너 마저, 박지원 너 마저, 북한의 심정을 이해한다.”
박지원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의원이 19일 자신을 비난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향해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 웃어넘긴다”고 응수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줄기차게 북한과 교류협력을 통해 평화와 경제발전을 하자는 온건파에게 난처한 입장을 만들어 가는 것을 규탄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강경파에게 구실을 주는 북한의 처사는 옳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6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이튿날 페이스북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님 고향인 통천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2회 발사한 것은 최소한의 금도를 벗어난 것으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혀(혓)바닥을 함부로 놀려대지 말아야 한다’는 기명 칼럼을 통해 “마치 자기가 6ㆍ15시대의 상징적인 인물이나 되는 것처럼 주제넘게 자칭하는 박지원이 이번에도 설태 낀 혀바닥을 마구 놀려대며 구린내를 풍기였다”며 “구역질이 나도 참을 수 없을 정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6ㆍ15시대에 평양을 방문해 입에 올리기 민망할 정도로 노죽(아첨의 북한말)을 부리던 이 연극쟁이가 우리와의 연고 관계를 자랑거리로, 정치적 자산으로 이용해 먹을 때는 언제인데 이제 와서 배은망덕한 수작을 늘어놓고 있으니 그 꼴이 더럽기 짝이 없다”며 “한 번은 더 참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는 우리와의 관계를 망탕(되는대로 마구) 지껄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박 의원은 2000년 4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송호경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이후 평양에서 열린 6ㆍ15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을 수행했다. 지난해 가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 당시에도 공식 수행단 일원으로 방북한 적이 있다. 이후에도 박 의원은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때문에 북한이 박 의원을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의원이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행동을 지적하자 발끈한 북한이 관영 언론을 통해 비판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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