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철 변호사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 협박하면 무겁게 처벌”
제주도에서 난폭하게 운전을 하던 운전자가 자신에게 항의하는 다른 운전자를 폭행한 이른바 ‘제주 카니발 폭행’ 사건의 처벌 수위가 전보다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 경찰도 단순 폭행이 아닌 가중 처벌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유튜브에 처음 공개한 한문철 교통전문 변호사는 19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가해자의 가중처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한 변호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특가법) 등에 관한 법률 5조의 10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경우는 무겁게 처벌하게 돼 있다”며 “그러다가 상처가 났을 때 그때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는, 벌금형이 없는 아주 무거운 범죄”라고 설명했다.
‘제주 카니발 폭행’ 가해 운전자 A씨는 지난달 4일 제주 제주시 조천읍 우회도로에서 난폭하게 운전을 하다가 자신에게 항의하는 운전자 B씨에게 생수병을 던지고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전치 2주에 이르는 상해를 입었고, B씨의 아내와 자녀들은 각각 정신과 치료 및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사건은 지난 14일 한 변호사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방송에서 “사건을 조사한 경찰이 ‘단순폭행에 재물손괴네’, ‘별거 아니네’라는 식으로 조사한다는 느낌을 (피해 운전자 B씨가)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16일 가해 운전자를 철저하게 수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등장했는데, 19일 오전 10시 기준 13만 6,300여 명이 넘는 참여를 끌어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 경찰을 향해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도 나타났다. 제주동부경찰서 ‘칭찬 한 마디’ 게시판에는 이날 오전까지 제주도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민원 게시물이 등록됐다. 가해 운전자는 이틀 전 조사를 받았고, 피해자 측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조만간 조사를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가해 운전자가 가중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6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현재 가해자의 추가 범죄 여부 등에 대해 수사 중이며 죄명 변경 여부도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해당 사건에 대해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실생활에서 운전 중 ‘제주 카니발 폭행’ 사건처럼 난폭하게 운전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 변호사는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신고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그는 “난폭운전, 보복운전을 당했을 때 욱하는 마음에 대항하다 보면 더 큰 사고나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며 “블랙박스에 녹화된 것을 기준으로 일시, 장소를 특정시키면 (경찰이) 상대편 운전자를 찾아서 처벌해준다”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또 “(직접 경찰서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 국민제보나 국민신문고를 이용할 수 있고, 사이버 경찰청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