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겨냥 “홍콩은 중국의 내정… 간섭 말라” 경고도
홍콩 인근 선전의 선전 베이 스타디움 인근에서 중국 무장 공안 소속 장갑차들이 줄을 지어 훈련을 벌이고 있다. 선전=AP 뉴시스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시위대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 경고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미국을 겨냥해 홍콩 사태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폭력시위대 처벌을 주장했다. 중국 최고권력기관인 전인대가 홍콩 폭력 시위 대응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홍콩 사태가 중국의 내정인 점을 강조하면서 시위 사태가 심화될 경우 중국군의 무력 진압이 실제 이뤄질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1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전인대 외사위원회는 일부 미국 의원이 이러한 폭력 범죄를 자유와 인권 쟁취를 위한 행동으로 미화했다고 비난하며 “이들은 홍콩 경찰의 법 집행을 폭력적인 진압으로 왜곡하는데 이는 법치 정신에 반하는 노골적인 이중 잣대로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일부 미국 의원이 홍콩 시위대를 두둔하는데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전인대는 또 “최근 홍콩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폭력 행위는 중국 헌법과 홍콩 기본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 마지노선에 도전하고 홍콩의 법치와 질서를 짓밟으며 홍콩 시민의 재산과 안전을 위협해 반드시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을 어겼는데도 처벌받지 않으면 법의 위엄이 서지 않는다”며 홍콩 시위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시사한 뒤 “홍콩의 사회 질서와 평화, 안정은 법치에 따라야 하며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고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다”고 강조했다. 중국군의 무력 개입을 위해선 전인대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 당국의 홍콩 시위에 대한 ‘최후통첩’이 이뤄진 셈이다.

이와 더불어 전날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홍콩 접경 지역인 선전(深圳)에 집결한 무장경찰 수천 명의 시위 진압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장갑차와 각종 시위대 진압 무기로 무장한 이들은 가상의 시위대를 순식간에 진압하는 모습을 과시했다.

같은 날 인민일보는 “어떤 곳도 반복적인 소요와 동요는 이겨 내지 못한다”며 시위가 계속될 경우 무력 진압이 불가피하다는 중국 정부의 의중을 드러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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