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민국’ 후폭풍…임정 방명록 필체 패러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광복절 중국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쓴 방명록과 관련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이라고 쓴 것이 ‘대일민국’으로 읽힌다는 누리꾼들의 주장에 나 원내대표 측은 “필체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번에는 나 원내대표의 글씨체를 패러디한 포스터가 온라인 상에 나돌고 있다.
1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경원 총선 포스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나 원내대표가 임시정부 청사 방명록에 쓴 글씨체를 따라 만든 포스터다. 누리꾼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이 포스터에는 ‘대일민국’ 논란을 불러일으킨 문제의 글씨체를 패러디한 문구가 적혀있다.
게시물을 만든 이는 ‘한국을 사랑하는 한국의 딸’, ‘친한파’ 문구의 ‘한’ 부분을 ‘일’자와 혼동할 수 있는 나 원내대표의 글씨로 바꿨다. 자유한국당의 ‘한’자도 나 원내대표의 글씨체로 바꿔 ‘자유일국당’처럼 보이게 했다. ‘나경원 베스트’라는 문구를 적어 ‘나베(나경원+아베 신조)’를 연상시키게 한 부분도 있었다.
온라인상에는 다시금 나 원내대표를 비판하거나 비꼬는 듯한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본인이 말했으니 ‘한’으로 읽겠다”(nam***), “고소하는 순간 자승자박에 빠진다”(텔***), “본인 말대로 친한파라고 해줬으니 좋아할 듯”(오***), “정체성이 잘 드러난다”(익명), “동작구에서 총선 때 이거 동네에 걸면 대박이겠다”(안***)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나 원내대표가 15일 충칭 임시정부 청사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대일민국’이라고 적은 것 같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가 방명록에 쓴 문구 중 ‘한’이라는 글자가 여러 번 나오는데 첫 번째로 쓴 ‘대한민국’의 ‘한’자가 다른 단어의 ‘한’자와 비교했을 때 ‘일’처럼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한’자를 한 획으로 흘려 쓰면서 이런 오해가 불거졌다.
당시 나 원내대표 측은 “제1야당 원내대표가 대표단을 이끌고 충칭 임시정부 청사에까지 가서 ‘대일민국’이라고 쓰겠냐. 원래 필체가 그렇다. 의도적인 왜곡”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같은 당 민경욱 의원도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이라고 쓴 걸 그렇게 ‘대일민국’이라고 읽고 싶은가. 그래야 직성이 풀리겠나. 나 대표의 일관된 ‘ㅎ’자 표기 방법을 보면서도 그 글자를 ‘한’으로 읽기가 그렇게 불편했냐”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