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빈자리 느껴져” 이인영 “온몸으로 새 역사 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정치권에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여야 가리지 않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정 국회의장은 1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롯이 한평생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대통령님께서 영면에 드신 지 어느덧 10년”이라며 장문의 글을 적었다. 정 의장은 “지금 국회가 의회주의자였던 대통령님의 대화와 타협을 실천하지 못하고, 대립과 반목만 행하고 있음을 반성한다”며 “승자 독식의 헌법 구조 속에서도 시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정치를 실천하신 대통령님의 모습을 거울삼아 우리는 김대중 시대의 화합 정치와 타협의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께서는 늘 후배 정치인들에게 ‘국민의 손을 놓지 말고 반 발짝만 앞서 나가라’고 말씀하셨다. 먼 훗날 대통령님을 뵀을 때 당신의 유훈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도록 뚜벅뚜벅 정진하겠다”며 “머나먼 하늘나라에서도 이희호 여사님과 손 맞잡고 한반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대통령님께서 저희 곁을 떠나신 지 10년이 됐다. 기억과 추억이 옅어질 법한 시간이 흘렀지만, 대통령님의 빈자리가 더욱 또렷이 느껴지는 오늘”이라고 추모 글을 적었다. 심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는다. 대통령님께서 계셨기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대통령님께서 계셨기에, 한반도 평화를 꿈꿀 수 있었다. 대통령님께서 계셨기에, 인권과 정의의 초석을 놓을 수 있었다”며 김 전 대통령 내외 사진을 올렸다.
같은 당 윤소하 의원도 추모 대열에 합류했다. 윤 의원은 “언제나 그립지만, 지금처럼 정국이 어지럽고 한반도 평화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바로 고 김대중 대통령”이라며 “독재 정권의 폭압 속에 6년 반의 가택연금, 5년이 넘는 감옥생활, 납치와 사형선고까지. 온통 고난으로 얼룩진 삶에서도 민주와 평화의 가치를 단 한 차례도 놓지 않고 평생을 살았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열정과 의지를 가슴에 새긴다”고 말했다.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박지원 의원은 “여전히 그리운 이름 김대중, 지금도 사랑하는 따뜻한 이희호 두 분을 뵙는다. (김대중 대통령은) 30년간 누가 무슨 말씀을 드려도 저를 신뢰하셨다. 불 같은 화를 내셨다가도 5분도 지나지 않아 사과하시고 너라도 내게 그런 말을 하라 하시던 대통령님”이라며 김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일찌감치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하는 글을 남겼다. 이 원내대표는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그 험하고 모질었던 세월, 두 분 대통령님께서는 서슬 퍼런 탄압과 편견에 맞서 맨 앞에 서셨고, 온몸으로 새 역사를 열어젖히시며 우리를 민주와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셨다”며 “먼 훗날 우리의 역사가 한국 현대사의 민주주의를 기록한다면, 그리고 평화 통일을 위한 여정을 기록한다면, 딱 절반은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님의 역사로 함께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를 민주주의와 복지의 바른 길로 인도하시고, 우리에게 평화와 통일이라는 더 큰 길로 나아가도록 확고한 신념을 심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남은 길, 김대중ㆍ노무현의 길과 박정희와 그 후예들이 경쟁하는 이 현실에서 김대중ㆍ노무현의 이름으로 멋지게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겨주신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 노동과 함께 하는 평화번영의 과제는 저희들이 꼭 이루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공식 SNS 계정에도 추모 게시물이 올라왔다. 전날 10주기 헌정 영상을 올린 것에 이어 이날에는 “대한민국은 반드시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위대한 국가로 성장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그러한 자격이 있습니다”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위대한 국민의 힘을 믿었던 김대중. 보이지 않지만 지지 않는 별처럼, 시대의 큰 별 김대중의 정신은 지지 않았다. 우리는 영원히 그를 기억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외에도 문재인 대통령,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SNS에 김 전 대통령을 향한 추모 글을 남겼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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