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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하산… 이젠 가족 곁에서 등반 마무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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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하산… 이젠 가족 곁에서 등반 마무리하길”

입력
2019.08.18 14:42
수정
2019.08.18 19:4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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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원정대 민준영 박종성 대원 추모식

충북 청주시 고인쇄박물관 직지원정대 추모조형물 앞에서 17일 진행된 추모식에서 직지원정대원들이 실종된 지 10년만에 돌아온 고 민준영, 박종성대원의 유골함을 향해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청주시 고인쇄박물관 직지원정대 추모조형물 앞에서 17일 진행된 추모식에서 직지원정대원들이 실종된 지 10년만에 돌아온 고 민준영, 박종성대원의 유골함을 향해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히말라야에 ‘직지루트’를 개척하려다 실종됐던 고(故) 민준영(당시 36세), 박종성(당시 42세) 대원이 10년만에 등반에서 하산, 고향땅으로 돌아와 영면했다.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 대장과 대원들, 두 대원의 가족, 충북산악회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은 17일 청주시 흥덕구 고인쇄박물관에 마련된 추모조형물 앞에서 추모식을 갖고 두 대원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박 대장은 이 자리에서 두 대원의 이름을 부르며 “하산하라는 명령을 받아주어서 고맙다. 이제는 마지막 명령이다. 가족들의 품안에서 등반을 마무리하라”며 울먹였다.

두 대원의 신원을 확인하고 함께 고국으로 돌아온 박 대장은 “두 대원이 빙하속에서 10년동안 함께 있었던 것으로 네팔 현지 경찰이 설명했다”며 “빙하가 녹으면서 두 대원의 시신이 미끄러져 산 아래로 이동하게 됐고, 현지 주민이 이를 발견했는데 조금만 늦었더라면 금방 훼손돼 고국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할 뻔 했다”고 밝혔다.

박종성 대원의 형인 종훈씨는 “기약할 수 없는 기다림의 시간 후 정말 반갑고 기쁜 만남을 이루도록 도와준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민준영 대원 동생 규형씨도 “10년의 기다림이 많이 힘들었지만 형이 고향으로 돌아와서 기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직 자신들의 힘으로 등반하여 우리 금속활자본 직지를 세계에 알리고자 했던 두 대원은 진정한 알피니스트였으며, 국민들은 두 대원의 도전정신과 도전으로 알리고자 했던 직지 모두를 자랑스럽게 기억할 것”이라며 “유가족과 동료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두 대원이 가족의 품에서 따뜻하게 잠들길 바란다”고 추모의 인사를 전했다.

추모식 후 두 대원의 유골은 상당구 가덕면 성요셉공원과 서원구 남이면 선산에 각각 안장됐다.

직지원정대는 2006년 충북산악구조대원을 중심으로 해외원정등반을 통해 현존하는 금속활자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결성한 등반대다. 2007년 히말라야 차라쿠사지역 미답봉 등반에 나섰다가 실패했고, 2008년 재도전끝에 등반에 성공하여 히말라야에서 유일하게 한글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고인들은 2009년 9월 직지원정대의 일원으로 히운출리 북벽의 ‘직지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같은 달 25일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으로 교신을 한 뒤 실종됐다. 이 후 직지원정대는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수차례 히운출리를 찾았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두 대원의 시신은 실종 10년만인 지난달 양떼를 몰던 현지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두 대원은 서로의 몸을 안전로프로 연결한 상태였다.

박 대장과 유족들은 신원확인을 마친 뒤 지난 15일 현지에서 네팔 전통방식으로 시신을 화장하고 유골을 17일 오전 국내로 이송했다.

청주=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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