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고 에이스 김진욱(2년)이 위력적인 구위로 ‘탈삼진쇼’를 펼쳤다.
김진욱은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대전고와 32강전에 팀이 7-2로 앞선 7회초 무사 1루에서 엄지민(1년)을 구원 등판해 3이닝 7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를 했다. 김진욱의 공에 연신 방망이를 헛돌린 대전고는 추격 의지를 잃고 2-8로 졌다.
벌써부터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내년 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 또는 2차 드래프트 상위 지명 후보로 평가 받는 김진욱은 올해 ‘특급 좌완’ 반열에 올랐다. 지난 시즌보다 직구 스피드를 시속 10㎞ 가량 끌어올려 140㎞ 초반대 공을 뿌리고, 슬라이더와 커브도 섞어 던진다.
무엇보다 공 끝에 힘이 실려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올해 봉황대기 대회 전까지 61.2이닝 동안 89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또 이번 대회 세광고와 첫 경기에서 3.1이닝 6탈삼진을 기록했고, 이날 상대한 대전고 타자 9명 중 7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나머지 2명은 1루수 직선타, 투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김진욱은 경기 후 “7회에 상대 주자가 나가면 등판하기로 예정돼 있었다”며 “직구 볼 끝이 괜찮아 많은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구속이 빨라진 비결에 대해서는 “투구 폼에 큰 변화는 없다”며 “투수코치님 말을 잘 듣고 야간에 훈련을 착실히 한 효과”라고 웃었다.
김진욱을 지도한 임성헌 투수코치는 “투구 폼을 크게 손대지 않았지만 미세한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었다”면서 “던질 때 상체를 꼿꼿이 세워 팔 각도를 조금 올렸고, 몸통 회전도 짧게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임 코치는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기존에 던지던 슬라이더와 각도가 다르게 휘는 컷패스트볼까지 장착했다”고 덧붙였다.
닮고 싶은 선수로 류현진(LA 다저스)을 꼽은 김진욱은 “변화구를 다 잘 던지고, 모든 게 멋있다”며 “팀의 에이스로 책임감이 큰데, 올해 청룡기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봉황대기에서 우승으로 풀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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