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상 스트리밍(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무섭다. 초반만 해도 한국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오리지널(자체제작) 경쟁력과 더불어 국내 작품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쏟는 방식으로 넷플릭스 내 동시 방영권까지 따내면서 최근 유료 가입자가 1년 새 3배로 늘어났다.
토종 OTT 업계에서도 콘텐츠 투자 확대 등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대형 OTT 출범, 연내 글로벌 신규 OTT 등장 등 굵직한 이슈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관련 기업들 사이에서는 투자와 협력 등 물밑작업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분위기다.
17일 앱 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넷플릭스 국내 유료 가입자는 184만명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63만명)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들의 결제 금액 규모는 총 241억원으로 1인당 월평균 1만3,130원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넷플릭스를 견제할 만한 토종 OTT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건 SK텔레콤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가 만든 ‘푹’을 통합한 ‘웨이브’다. 일부 허수나 겹치는 이용자들이 있겠지만 기존 옥수수(950만명)와 푹(300만명) 가입자들이 합쳐지면 외형상 국내 미디어 플랫폼 중 최대 가입자 규모다. 넷플릭스를 위협할 만한 덩치다.
현재 웨이브 통합법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며,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콘텐츠 차별거래 금지 등을 조건으로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내주 공정위 승인이 나면 웨이브는 내달 중순 출시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투자력과 지상파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손잡은 플랫폼이 등장하는 것이다. 일단 SK텔레콤의 유상증자를 통해 90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하고 외부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업계의 이목을 끄는 또 다른 새 OTT는 월트디즈니가 오는 11월 출시하는 ‘디즈니플러스’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디즈니플러스를 자사 서비스에 들이기 위한 제휴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될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유무선 통신 수익이 계속 정체된 상황에서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는 건 미디어 부문 매출”이라며 “5G 서비스와의 시너지, 향후 성장성 등을 위해선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에 자체제작 콘텐츠 투자 확대, 해외 OTT 콘텐츠 수급 등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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