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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불면증엔 한잔 술이 특효약”? 그러다 큰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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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불면증엔 한잔 술이 특효약”? 그러다 큰일 난다

입력
2019.08.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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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무분별하게 퍼져 부작용 호소

수면 유도 효과보다 불면증 악화와 알콜의존증 높여

[저작권 한국일보]숙면을 위해 자기 전 한잔씩 마시는 술은 장기적으로 불면증과 알콜 의존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김민규기자 whiekmg@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숙면을 위해 자기 전 한잔씩 마시는 술은 장기적으로 불면증과 알콜 의존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김민규기자 whiekmg@hankookilbo.com

대구 달서구에 사는 김윤애(41)씨는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신경과에 다닌다. 불면증 증상이 심해진 것은 술 때문이었다. 지난해 여름 불면증 때문에 힘들했던 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눕기 전 술 한 잔씩 마시면 잠을 잘 온다”는 문구를 보고 따라한 것이 화근이었다. 술을 마시자 신기하게도 불면증이 치료되는 듯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이렇게 간편한 방법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수년간 불면증으로 고생했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시는 술의 양도 늘었다. 자다 깨는 현상이 빈번해졌다.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가 힘들었다. 음주량이 더 늘였다. 결국 알코올 의존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현재 불면증과 알콜의존증 치료를 위해 신경과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고 있다.

한병인 신경과 전문의는 “잠을 잘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방법이다”며 “술은 몸의 대사를 증진시켜 수면을 방해하는 데다 많이 마시면 알코올 중독현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최근 ‘카더라’ 통신을 통해 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잠이 오지 않을 때 와인 한잔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결론만 이야기하면 잠을 자는 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부작용이 훨씬 크다. 절대 들여선 안 되는 습관이다.

미량의 알코올 성분이 인체에 들어가면 혈액순환을 촉진해 뇌혈관의 순환을 유도해 일시적으로 잠을 잘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체내 흡수된 알코올성분이 분해되면서 오히려 깊은 잠을 방해한다.

게다가 음주 횟수가 늘수록 숙면 효과가 점점 더 떨어진다. 또 음주가 습관이 될 수도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새벽에 갑자기 잠을 깬 경우를 떠올리면 된다. 특히 알코올은 인체에 흡수되면 뇌파의 흥분상태를 유발한다. 일시적으로 잠을 빨리 자게 할 수도 있지만 오래 잘 수 없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 결국 ‘수면=술’로 이어진다. 특히 여름철의 경우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하는 동시에 수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숙면을 더 방해한다.

평소 코골이가 심한 이들은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비만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알콜성분이 몸에 들어가면 체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이 생성된다. 이 물질은 체내 점막을 붓게 하고 기도가 좁히면서 호흡 관련 질환이 더 악화된다. 이 증상을 가진 이들이 장기적으로 술을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수면 중 호흡곤란인 수면무호흡 증상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다.

불면증이 심할 경우 의료진과 함께 치료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생활습관과 환경을 바꾸는 것도 좋다. 여의치 않는다면 약물적인 도움이나 보조적인 치료법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한 신경과 전문의는 “불면증이 오랫동안 방치될 경우 신경학적인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경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내원했다가 검사 후 불면증이 원인인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자가진단이나 인터넷을 통해 ‘하더라’ 식의 치료는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kilbo.com

한병인 신경과 전문의가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원인과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수면 전 음주는 일시적인 숙면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대구 두신경과 제공.
한병인 신경과 전문의가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원인과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수면 전 음주는 일시적인 숙면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대구 두신경과 제공.

한병인 신경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잠 잘 자는 방법

1.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라

일정한 기상 시간을 맞춰야 한다. 낮잠을 잠깐 자는 것은 좋지만 3시 이후나 초저녁에는 자지 말아야 한다.

2. 수면 환경을 바꿔라

적당한 운동과 수분 섭취를 적당히 하는 것이 좋다. 주변 환경의 경우 조용하고 커튼을 치고 조명은 더 끄는 것이 좋다.

3. 기상 후 30분 일광욕을 하라

인체의 생체시계가 태양 주기와 일치하면 잠을 깊이 자는데 도움이 된다.

4. 졸리지 않으면 눕지 말고 앉아 있어라

스마트폰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 생각이 많아져 잠이 오지 않는다. 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수면 유도제를 먹는 것은 숙면을 방해하는 지름길이다.

5. 수면제는 내성이 없다

불면증 진단 후 의료진이 내리는 처방을 통해 복용할 경우 몸에 해롭거나 습관성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의료진과 상의 없이 남용하는 경우에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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