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재 이어 수출규제 맞불카드로… 환경부 “국민 안전·환경 보호 조치”
/그림 1김동진 환경부 대변인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수입 재활용 폐기물 추가 환경안전 관리 강화 관련 브리핑을 했다. 뉴시스
환경부가 수입산 폐배터리,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등에 대한 방사능ㆍ중금속 검사를 이달부터 강화한다. 앞서 이달 8일 석탄재 폐기물의 방사능과 중금속 수치에 대해 전량 직접 점검하기로 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환경부는 국민 안전과 환경보호를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수입 폐기물의 일본산 비중이 높고 방사능 검사는 일본과 러시아 수입 폐기물에만 시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우회적 맞불카드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16일 석탄재에 이어 수입량이 많은 폐기물 품목 3개에 대해 환경안전 관리를 추가로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전체 폐기물 수입량(254만톤)의 절반(49.9%)이 석탄재(127만톤)이고, 다음으로 많은 것이 폐배터리(47만톤ㆍ18.5%), 폐타이어(24만톤ㆍ9.5%), 폐플라스틱(17만톤ㆍ6.6%) 순이다. 이들 4개 품목이 전체 수입 폐기물의 85%를 차지한다.
환경부는 우선 폐배터리 등 3개 폐기물을 수입할 때 제출하는 공인기관의 방사능 검사성적서와 중금속 성분분석서의 진위 여부 점검을 분기 점검에서 월별로 점검으로 강화한다. 현재 인공방사선 핵종인 세슘ㆍ요오드의 농도가 0.1Bq/g 이하거나, 납(3mg/L), 구리(3mg/L), 비소(1.5mg/L)등 7개 중금속이 기준치 이하일 경우에만 수입이 허가된다. 수입업체에 적재된 수입 폐기물 일부 샘플에 대해 직접 현장 점검하는 등의 사후관리도 분기별 1회에서 월별 1회로 관리주기를 단축한다.
석탄재의 방사능 및 중금속 수치 전수검사 시행에 이은 이번 조치는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폐플라스틱 등 3개 품목의 국가별 수입량을 보면 석탄재(일본산 99%)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일본산 비중이 높다. 폐플라스틱은 일본산(7만톤ㆍ39.7%)이 가장 많고 폐배터리는 미국(14만톤ㆍ29.9%)에 이어 일본산이 두번째(7만톤ㆍ14.8%)로 수입량 비중이 높다. 폐타이어의 일본 수입량(7만톤) 비중은 2.9%다. 특히 방사능 검사의 경우 일본과 러시아 수입산에만 시행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문제는 일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만큼 맞보복 성격의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환경부는 국민 안전을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채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세계무역기구(WTO)나 관세및무역에관한일반협정(GATT) 규정에 의하면 자국의 환경보호나 자국민의 건강 등을 위한 조치는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기존 검사를 더 철저하게 한다는 취지로 통상 마찰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은 “그 취지와 상관없이 통상 관련 규제는 한일 양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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