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보내고 직장에 복귀한 이모(43)씨는 ‘휴가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 휴가기간 동안 보지 못했던 드라마, 영화 등을 새벽까지 시청하는 등 수면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아직 날도 덥고,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서 멀뚱멀뚱 누워 있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지쳐 일상생활이 버겁다.
달게 잔 잠이 보약이라고 여름철 휴가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숙면을 취해야 한다. 잠을 잘 자면 휴가기간에 흐트러진 생활리듬을 회복해 일상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침실 온도와 습도를 적당한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 수면에 적당한 온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실내온도를 24도에서 26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덥다고 실내온도를 22도 이하로 맞추면 냉기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밤새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커 놓으면 습도가 떨어져 호흡기 계통이 건조해져 감기에 걸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수면시간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리 뇌 속의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에 기상해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잠을 설쳤다고 해서 늦잠을 자거나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어 어제 못 잔 잠을 보충하려고 하면 불면이 지속될 수 있어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잠은 졸릴 때만 자는 것이 좋다. 잠이 오지 않는데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 어떻게든 잠을 자려고 하면 오히려 불면증이 악화될 수 있다. 정 교수는 “잠이 오지 않으면 잠자리에서 나와 컴컴한 마루 같은 곳에서 앉아 있다가 조금이라도 잠이 오면 다시 잠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운동도 도움이 된다. 땀이 촉촉하게 날 정도로 하루에 30분가량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은 가벼운 수면장애를 치료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격렬한 운동이나 너무 늦은 저녁에 운동을 하면 오히려 수면에 방해를 받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밤늦게까지 TV를 시청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정 교수는 “TV 등을 시청하며 시간을 보내면 시각적인 자극이 뇌로 전달돼 각성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어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가기간 밤마다 간식을 먹어 간식 생각이 나서 잠이 오지 않는다면 따뜻한 우유 한 잔이나 가벼운 군것질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잠들기 전에 수박이나 음료를 너무 많이 먹거나 마시면 자다가 요의를 느껴 잠을 깰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정 교수는 “덥다고 잠을 잘 때 이불을 덮지 않고 자는 이들이 많은데 이불로 배를 덮고 자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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