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정신건강정책과와 건강정책국을 각각 정신건강정책국과 건강정책실로 승격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지난 4월 조현병 환자가 벌였던 진주참사의 원인을 복기하면서 현행 정신건강정책과를 국 단위 부서로 확장해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관리할 실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복지부 내부에서 힘을 얻은 것이다. 정신건강정책과는 △정신보건 △알코올 등 중독자 치료 △자살예방 사업 등을 맡고 있다. 그간 예산은 물론이고 인력도 부족해 정신질환자들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모습. 최근 대학병원들도 '돈이 안 되는' 입원병동을 줄이면서 증상이 일시적으로 심각해진 급성기 환자들이 입원해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는 의료기관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5일 복지부에 따르면 이러한 조직개편 방안에 대해 복지부는 행정안전부와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 정부 조직에 관한 사항을 행안부에 제출하고 재정 당국 등과 협의를 거쳐 정부조직법시행령을 개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이르면 내년엔 건강정책국이 신설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건강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국민연금ㆍ의료ㆍ저출산 문제 등에 밀렸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에 대한 박능후 장관의 개선 의지가 강하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복지부 조직은 현재의 기획조정ㆍ보건의료정책ㆍ사회복지정책ㆍ인구정책실 등 4실 6국에서 5실 5국 체제로 재편된다. 대개 하나의 실은 3개의 국을 두고, 국은 3개의 과를 둔다. 복지부는 △신체적 건강을 관장하는 국 △정신건강과 자살 문제를 다루는 국 △공공보건 문제를 담당하는 국 등 모두 3개의 국을 두는 건강정책실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담당할 실장과 국장 자리도 만들어진다. 국가가 복지ㆍ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앞서 국민의 건강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도입하는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정신건강정책국 산하에는 정신보건사업을 전담하는 과와 함께 △중독 치료 △ 트라우마(정신적 상처) 관리 사업을 전담하는 과가 각각 1개씩 만들어질 예정이다. 중독을 관장하는 과는 알코올, 마약뿐만 아니라 장차 게임 중독 문제도 관장하게 될 전망이다. 권준욱 복지부 대변인은 “대형사건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국가의 정신건강 사후관리가 일반화됐고, 이번 추가경정예산에도 포항 지진 수습을 위한 트라우마센터 예산이 확보됐다”면서 재정 당국도 조직개편 필요성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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