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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위 거미와 파리에게서 ‘인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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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위 거미와 파리에게서 ‘인류’를 보다

입력
2019.08.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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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7세기를 산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년은 고요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방 안에서 보냈는데, 특히 거미를 관찰하는 데 흥미를 붙였다. 거미를 서로 싸우게 하거나 파리를 거미줄에 던져 놓고 둘의 싸움을 구경하길 즐겼다고 한다.

박지형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 같은 스피노자의 거미 관찰 일화에서 자연생태계, 나아가 인류의 갈등 상황에 대한 사유를 시작한다. 적자(適者) 생존 논리는 과연 영구적으로 유효할까, 유효하다면 생물 다양성은 감소하지 않고 왜 증가했을까, 보이지 않는 자연의 민주성이 인류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같은 것들이다.

‘스피노자의 거미’는 이 같은 질문에 답을 내려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적자 생존이 아닌 적소(適所) 생존, 경쟁이 아닌 공존이 가능하다는 저자의 주장이 각종 사회ㆍ생태학적 이론과 만나며 설득력을 얻는다. 같은 듯 다른 생태계와 인류에 대한 분석을 오가며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점도 흥미 요소다.

스피노자의 거미

박지형 지음

이음 발행ㆍ280쪽ㆍ1만5,000원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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