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의 새 외국인타자 카를로스 페게로(32)가 두 게임 연속 시속 180㎞가 넘는 ‘총알 홈런’을 쳐내며 서서히 장타 본능을 뿜어내고 있다.
페게로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전에서 역전 만루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홈런은 특히 상대 외야수가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큼직했다. 11일 잠실 SK전에서 KBO리그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린 후 2경기 연속 홈런이다. 토미 조셉(28)의 대체 선수로 지난달 16일 KBO리그에 첫 데뷔, 17경기에서 타율 0.266 홈런 2개, 13타점, 8득점을 올리고 있다.
페게로는 시원한 장타를 바라고 영입한 선수다. 실제 LG로 오기 전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3시즌(2016년 7월~2018년)을 뛰며 홈런 53개를 기록했다. 키 192㎝ 몸무게 120㎏ 거구에 비거리 150m가 넘는 장외 홈런도 쏘아 올릴 정도로 ‘힘’에 대한 물음표는 없었다. 류중일 LG 감독 역시 페게로가 한국에 올 때부터 “장타를 기대한다”고 했다. 페게로는 그러나 KBO 데뷔 이후 첫 15경기에서 타율 0.228에 그쳤다. 홈런은 고사하고 2ㆍ3루타도 없이 단타만 13개를 생산했다.
하지만, 최근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뽑아내며 타구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 무대에 서서히 적응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 중심타자 다린 러프(33)도 2017년 데뷔 직후 첫 17경기에서 타율 0.150에 그쳤지만, 이후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그 해 시즌을 타율 0,315에 홈런 31개로 마무리했다. 페게로는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해 적응에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면서 “최근 좋은 모습이 나오는 만큼 이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더운 여름 날씨에 대해서도 “나의 고향(도미니카)에 비하면 지금 한국의 날씨는 야구하기에 딱 알맞다”라며 웃었다.
특히 페게로의 총알 같은 타구 속도에 눈길이 쏠린다. 12일 SK전 홈런은 시속 181.1km(비거리 117.1m)였고, 14일 키움전 홈런은 181.0km(비거리는 137m)로 기록됐다. 페게로는 “라쿠텐 시절 584피트(178m) 홈런을 친 적도 있다”면서 “상대 투수의 공을 정확히 맞히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클린업으로의 진입도 시간 문제지만 류중일 감독은 “지금 6번에서도 잘 치고 있다”면서 신중론을 펴고 있다. 류 감독은 “타 팀을 봐도 6번에 장타자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면서 한동안 타순 변동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페게로의 목표는 역시 팀의 가을 야구 진출과 우승이다. 페게로는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인 기록에서도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며 “정규리그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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