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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현판 9년 논란 끝에 제 모습 찾는다… 검은 바탕에 금박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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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현판 9년 논란 끝에 제 모습 찾는다… 검은 바탕에 금박 글씨

입력
2019.08.14 16:11
수정
2019.08.14 22:4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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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이르면 내년 교체 예정

이르면 내년에 걸릴 서울 경복궁 광화문의 시범 현판. 문화재청 제공
이르면 내년에 걸릴 서울 경복궁 광화문의 시범 현판. 문화재청 제공

경복궁 광화문(光化門) 현판의 제작 방식이 9년 만에 결정됐다. 흰 바탕에 검은색 글자로 새겨진 현재 현판과 다르게 바탕은 검은색, 글씨는 동판 위에 금박을 붙인 형태로 바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14일 문화재위원회 보고를 거쳐 광화문 현판 바탕을 검은색으로, 글자는 동판 위에 금박을 붙이는 형태로 다시 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청 안료는 전통 소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2010년 광복절에 맞춰 복원을 완료한 광화문의 현판은 3개월 만에 균열이 가면서 문화재계의 주요 논쟁거리가 됐다. 문화재청은 그해 연말 현판을 전격 교체하기로 결정했으나 제작 방식을 두고 여러 의견이 잇따랐다.

균열이 생긴 현판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균열이 생긴 현판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가장 큰 쟁점은 현판의 바탕 및 글씨 색이었다. 2010년 복원 당시 현판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였다. 문화재청은 일본 도쿄대의 1902년 유리건판 사진과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1916년 유리건판 사진을 근거로 내세웠다. 일각에서 색상 오류를 지적했지만 문화재청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2014년 6월 흰 바탕, 검은 글씨의 형태를 확정했다.

2016년부터 새 사료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논란은 커졌다. 가장 영향력이 있는 자료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있는 1893년 사진이다. 흑백 사진이지만 바탕이 글자보다 어두운 색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조선말기 화가인 안중식의 1915년 작품 ‘백악춘효’(등록문화재 제485호)에도 현판의 바탕은 검은색으로 표현돼 있고, 일본 다이이치(第一) 은행이 1906년과 1908년 발행한 5원권 화폐에도 바탕은 검은색으로 나타나 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있는 1893년 광화문의 사진. 현판이 글자색보다 어둡다. 문화재청 제공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있는 1893년 광화문의 사진. 현판이 글자색보다 어둡다. 문화재청 제공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해 1월 분석 연구를 거듭해 원래 현판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로 제작됐음을 확인했다. 전통안료와 현대안료 중 어느 방식으로 단청을 칠할지를 정하기 위해 1개의 시범 현판에 반반씩 2개의 시범단청을 나눠 칠한 후 점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두 안료 모두 약간의 변색과 균열이 관찰됐지만,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나무판에 동판을 덧댄 형태는 궁궐 조성 과정을 적은 기록물인 ‘경복궁 영건일기’(1902) 속 “광화문 현판은 동으로 만들고(以片銅爲畵)” 등 문장을 근거로 했다.

문화재청은 “새 현판은 글씨를 새겨 넣는 작업을 마친 상태로, 결정한 안료와 색으로 현판을 칠하는 과정은 올해 하반기에 진행된다”며 “이르면 내년 현판 교체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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