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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레인지로버로 손색 없는 존재,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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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레인지로버로 손색 없는 존재,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입력
2019.08.1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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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돌아온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만났다.
새롭게 돌아온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만났다.

랜드로버의 브랜드를 앞세우고, 레인지로버의 고급스러운 시각적인 매력을 통해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승의 주인공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D180 R다이내믹 퍼스트 에디션(이하 이보크)은 2세대 이보크의 가장 화려한 존재감과 디테일을 품고 있는 존재로서, 현재 판매 중인 이보크 중 최상위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2세대를 맞이한 이보크는 과거의 단점을 지우고 강점을 더했을까? 많은 기대와 궁금증, 그리고 혹시 모를 실망에 대한 걱정을 담고, 올 뉴 이보크와의 만남을 시작했다.

레인지로버 디비전의 엔트리 세그먼트를 담당하는 만큼 올 뉴 이보크의 체격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실제 전장은 4,371m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각 1,996mm와 1,649mm의 전장과 전폭은 체급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수준이다. 여기에 2,681mm의 휠베이스는 물론이고 2톤에 육박하는 체격을 통해 ‘랜드로버’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더욱 고급스럽게 피어난 존재

랜드로버의 디자인에 있어서 디스커버리 디비전과 레인지로버 디비전은 분명 확실한 차이를 드러낸다.

특히 레인지로버 디비전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잡은 벨라가 좋은 예라 할 수 있으며, 특유의 고급스러움은 레인지로버의 절대적인 가치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럴까? 이번의 올 뷰 이보크 또한 새로운 레인지로버의 디자인 외형과 실내 곳곳에 적용하며 기존의 이보크와는 확실한 차이를 드러낸다.

이러한 디자인 차이는 전면부터 돋보인다. 랜드로버 고유의 고급스럽고, 또 얇게 그려진 프론트 그릴과 이에 합을 이루는 LED 램프로 구성된 헤드라이트의 조합은 여느 레인지로버와 동일한 모습이다. 여기에 도시적이면서도 유니바디 디자인이 드러나는 바디킷과 은은하게 더해진 하이라이트 컬러 또한 빠지지 않는 키포인트다.

측면은 초대 이보크에서 선보였던 쿠페형 SUV의 존재감이 명확히 드러난다. 앞쪽에서 뒤로 갈수록 상승하는 숄더 라인과, 날렵하게 다듬어진 루프 라인의 대비가 이를 명확히 드러내며, 체격에 비해 큼직하게 그려진 20인치 알로이 휠이 프리미엄 쿠페형 SUV의 감성을 한껏 드러낸다.

한편 후면 디자인은 올 뉴 이보크가 과거의 이보크와 가장 큰 차이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초대 이보크는 레인지로버라고는 하지만 어딘가 디스커버리 디비전처럼 느껴졌던 후면 디자인을 갖춰썼는데, 지금의 이보크는 벨라와 비교를 하더라도 그 섬세함과 유려함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다만 이렇게 매끄럽게 그려진 바디킷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수리 및 정비가 상당히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격을 끌어 올리는 공간

올 뉴 이보크의 외형적인 변화와 함께 실내 공간의 구성이나 디테일, 그리고 기능의 발전 또한 함께 이루어지며 고급스러운 레인지로버의 감성을 숨김 없이 드러낸다.

레인지로버 고유의 균형 잡힌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레이아웃은 그대로 이어가며 고급스러운 가죽과 메탈 피니시, 그리고 하이글로시 패널을 효과적으로 조합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가죽의 컬러는 명확한 대비를 더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고, 스티치를 곳곳에 새겨 넣으며 그 가치를 높인다.

디스플레이 패널이 더해진 계기판과 터치 인터페이스를 반영한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로 마련된 터치 프로 듀오 디스플레이 구성은 올 뉴 이보크의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메르디앙 사운드 시스템 등과 합을 이루며 더욱 우수한 만족감을 자아낸다.

다만 터치 기반의 인터페이스라 하더라도 각각의 기능을 손쉽게 사용하기까지는 제법 긴 적응 시간이 필요한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공간에 대해서도 납득이 가능하다. 1열 공간의 경우에는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가죽 시트와 체감적으로 높게 그려진 대시보드 및 계기판 상단이 어우러지며 견고한 느낌을 선사한다. 헤드룸이나 레그룸 또한 성의껏 마련한 모습이라 그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열 공간의 경우에는 차량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차량의 체급이나 쿠페형 SUV의 아이덴티티가 담겨 있는 만큼 시트의 디테일이나 구성에 비해서는 헤드룸이 다소 협소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보다 한층 개선된 패키징 덕에 자녀가 어린 집안의 패밀리 SUV로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재 공간의 경우 랜드로버 측의 측정 및 발표 기준에 따르면 591L(Dry 472L)의 적재 공간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모습이며 분할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를 접었을 때에는 최대 1,383L(Dry 1,156L)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아주 넉넉한 수치는 아니지만 유사한 체격의 SUV들과 큰 차이가 없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전기를 살짝 더한 인제니움 디젤 엔진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보닛 아래에는 재규어랜드로버가 자랑하는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내는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자리하며, 새로운 9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되었다. 여기에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적용해 효율성의 개선에 신경을 섰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정지 상태에서 9.3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205km/h의 속도를 확보했다. 이에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1.9km/L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0.8km/L와 13.5km/L다. 참고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지며 100km 주행 시 0.3~0.4L 수준의 연료 절감이 가능하다.

만족할 수 있는 올 뉴 이보크의 드라이빙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시트에 앉아 주변을 둘러 보았다. 생각보다 낮은 루프 라인으로 인해 윈드쉴드나 측후면의 시야가 다소 좁을 것 같았으나 막상 시트에 앉아 둘러보니 넓은 전방 공간이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화려한 디스플레이가 더해지며 고급스러운 SUV에 방점을 찍는다. 게다가 새롭게 추가된 클리어 사이트는 뛰어난 해상도로 이목을 끌었다. 한층 발전된 올 뉴 이보크를 둘러보며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제법 정숙한 실내 공간을 뒤로 하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가 올 뉴 이보크를 이끈다.

솔직히 말해 아주 뛰어난 출력이 아닌 만큼 가속력이나 추월 상황에서 느껴지는 주행의 민첩함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토크 자체가 두터운 편이고, 애초 이보크 자체가 속도를 높여 달리는 스타일이 아닌 만큼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을 때에는 엔진의 존재감이 상당히 크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투박하거나 저렴한 느낌은 아니라 만족할 수 있었고, 속도를 줄일 때에는 18~19km/h 전후에서 엔진이 작동을 멈추고 전기 모터에 의존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덧붙여 9단 자동 변속기는 기본적으로 제 몫을 다하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지만 오르막 구간에서 살짝 헷갈려 하는 듯한 모습이 있어, 향후 소프트웨어 등의 업데이트를 통해 조금 더 운영의 완성도를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차량의 움직임에 있다. 사실 과거의 이보크라고 한다면 겉모습에 비해 실제 주행의 질감이 투박하여,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뉴 이보크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랜드로버 고유의 견고하고 단단한 느낌은 그대로 이어지는 편이지만 조향에 대한 질감은 물론이고 차량의 전체적인 거동을 새롭게 조율했는지 레인지로버 벨라와 유사한 수준의 감성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실제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진동은 물론이고, 여러 코너 상황에서도 한층 성숙한 반응을 드러내 운전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었다.

참고로 일부 차량의 경우 고속 제동 시 차량이 살짝 불안한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차량 개별적인 문제일 수 있으니 시승 중 확인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새롭게 추가된 클리어 사이트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밝은 날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데, 광량이 부족한 어두운 공간이나 밤 거리를 다닐 때에는 과하게 더해진 샤픈 효과와 함께 잔상, 빛번짐 등이 느껴져 장시간 사용하기에는 시각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SUV라는 특성이 있지만, 카메라의 위치가 상당히 높아 조금 더 아래쪽을 비출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한편 시승 중 자유로를 달리며 그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로 정체 등으로 인해 쾌적한 상화은 아니었지만 49.0km의 거리를 82km/h의 평균 속도로 달렸고, 그리고 그 결과 5.5L/100km의 평균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환산하면 약 18.2km/L로 절대적으로는 아주 뛰어난 수치는 아니지만, 공인 연비나 주행 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우수한 수치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은점: 더욱 완성도 높아진 이보크의 귀환, 다채로운 기능의 추가

아쉬운점: 아직까지 마음 놓지 못하는 랜드로버의 존재

이제는 레인지로버가 아깝지 않은 이름, 이보크

솔직히 말해 초대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디비전으로 분류하고 싶지 않은 차량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게 된 올 뉴 이보크는 레인지로버의 디비전에 속한 차량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일부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세그먼트 포지셔닝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그런 존재로 느껴졌다.

한국일보 모클팀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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