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을 유보하고 ‘2019 임금 및 단체협의’ 교섭을 재개한다. 한일 무역갈등으로 하반기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빠른 교섭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노조는 13일 중앙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14일부터 교섭을 재개해 20일까지 성실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했던 파업 일정은 한일 무역갈등 여파를 고려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19일부터 공휴일과 주말 특근은 거부한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핵심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일괄 제시안을 내놓는다면 추석 전 임단협을 타결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경제 도발을 규탄하지만, 이를 악용해 합법적이고 정당한 투쟁을 제한하거나 왜곡하는 데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과 조합원 파업 가결 등 파업권을 확보하고도 파업보다 교섭을 우선하는 것은 한일 양국 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등 경제 갈등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점도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기 부담스러워진 이유로 꼽힌다. 올 상반기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2% 가량 감소했다.
노조는 20일까지 교섭을 타결시키지 않을 경우, 쟁의대책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이후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임단협에서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당기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정년 최장 만 64세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사측과 의견차를 줄이지 못해 지난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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