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강화 결과, 일본에서 PC용 메모리 부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조치로 D램의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PC의 처리속도를 높이는 메모리 부품의 경우 e스포츠로 불리는 게임 시장에서 수요가 높다”며 “한일 간 충돌이 뜻밖에 게이머들 사이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東京)의 대표적인 전자부품 상가가 밀집해 있는 아키하바라(秋葉原)에서는 PC용 D램(DDR형 8GB) 제품의 한 세트(2개) 가격이 8,000~9,000엔 정도로, 한달 전에 비해 10~20% 정도 올랐다.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을 엄격화하면서 한국 반도체 제조사들로부터 D램 공급이 막힐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D램의 가격 상승은 메모리 부품의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 반도체 제조사들이 지난달 게임용 고성능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잇따라 출시한 것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메모리 부품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C와 부품을 취급하는 도스파라 아키하바라 본점에서는 지난달 중순 이후 처리성능이 높은 모델을 중심으로 품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도스파라 측은 “더 가격이 오르기 전에 사두자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1인당 판매 개수를 제한하는 매장도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BCN의 애널리스트인 모리 에이지(森英二)는 “게임 수요가 늘고 있는 와중에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의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며 “메모리 부품의 품귀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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