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보석박물관이 원로 서양화가 이중희(72) 화백 전시회를 지난 7일부터 열기로 했다가 기모노 입은 일본여인 작품을 문제 삼아 전시를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박물관 측의 현명한 해결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겨레하나는 13일 논평을 내고 “박물관 측은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한 상태여서 예상치 못한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어 이 화백 전시를 취소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벌이는 불매운동의 정신과 행동을 오판하고 왜곡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 화백 전시 취소 소식을 접하며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행동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된다”면서 “우리는 일본이라는 국가 전체 혹은 국민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조치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베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시민들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한일 간의 다양한 교류는 배척하지 않아야 하고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일본 내 양심적인 시민사회와 적극적으로 만나고 대화하며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 관계자는 “며칠 전 서울 중구청에서 반일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시민들의 비판을 받고 철거한 일을 기억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시민의식은 날로 진보하고 있다”며 “익산시와 보석박물관은 이러한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보석박물관은 이 화백의 작품 16점을 지난 7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전시할 예정이었다가 작품 가운데 ‘일본 여인’이라는 그림이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전시 이틀 전에 돌연 취소해 이 화백 측과 미술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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