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수요의 증가로 지난달 가계대출이 6조원 넘게 늘어났다. 다만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조원가량 줄어 가계빚 증가세가 뚜렷이 둔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은 전년 동기 대비 6,000억원, 전월 대비 1조1,000억원 확대됐다. 이는 전세자금대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은 2조3,000억원 늘어 전년 동월(+1조6,000억원) 대비 증가 규모가 40% 이상 커졌다.
다만 지난달 전세자금대출 급증은 일시적 요인에서 비롯했다고 금융위원회는 설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버팀목 전세대출을 비롯한 일부 정책금융 상품의 지난달 잔액 증가분(8,000억원)이 자체 기금이 아닌 은행권 대출로 잡히면서 금융권 전세대출이 늘어나는 ‘착시 효과’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특수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년 동월(5조6,000억원) 대비 줄어들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6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도입된 효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지난달 증가액이 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00만원 감소한 것이다. 재작년 7월(+2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반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년 동월(+4조8,000억원)보다 많은 5조8,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11월(+6조7,000억원)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 규제로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권 주담대 증가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2조8,000억원) 및 전월(2조7,000억원)보다 적었다. 1~7월 금융권 가계대출 누적 증가액(24조2,000억원)도 재작년(49조6,000억원)과 지난해(39조2,000억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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