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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학살’ 배후 미얀마 군부와 첫 거래 중단 기업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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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학살’ 배후 미얀마 군부와 첫 거래 중단 기업 나와

입력
2019.08.13 18:54
수정
2019.08.1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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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미국의 압박 수위 놓아지는 가운데 민간기업도 공개 동참 

방글라데시 최남단, 미얀마 접경 도시, 콕스 바자르 인근에 들어선 쿠투팔롱 로힝야 난민 캠프 풍경. 2017년 9월에 촬영됐다. 오는 25일이면 사태 발발 2주년을 맞지만 그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콕스 바자르=정민승 특파원
방글라데시 최남단, 미얀마 접경 도시, 콕스 바자르 인근에 들어선 쿠투팔롱 로힝야 난민 캠프 풍경. 2017년 9월에 촬영됐다. 오는 25일이면 사태 발발 2주년을 맞지만 그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콕스 바자르=정민승 특파원

유엔 미얀마 진상조사단이 ‘로힝야 집단학살 사태’ 배후로 지목된 미얀마 군부와의 거래 중단을 촉구한 가운데, 벨기에에서 처음으로 이에 응한 기업이 나왔다.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의 미얀마 군 수뇌부 제재 조치 발표에 이은 것으로, 추후 다른 기업들도 동참할 경우 미얀마 군부에 대한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벨기에 위성통신업체인 뉴테크(Newtec)는 전날 성명을 내고 유엔 진상조사단의 권고를 수용해 미텔(Mytel)과의 상업적 유대 관계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미텔은 미얀마 국영 휴대전화사업자로, 지분 일부를 미얀마 군부가 소유하고 있다. 뉴테크는 성명에서 “우리는 결코 폭력적 군사 작전이나 로힝야족을 상대로 자행된 잔혹 행위와 관련된 조직, 회사와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기업이 미얀마 군부와의 거래 중단을 공개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엔 미얀마 진상조사위원회는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유혈탄압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냈다. 군부가 로힝야족 주택에 불을 지르고, 어린 아이들을 불길에 던지거나 여성들을 성폭행하는 등의 각종 범죄가 기록돼 있다.

뉴테크의 결정에 대해 유엔 미얀마 진상조사위원인 크리스토퍼 시도티는 “위원회가 지난주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현지 기업과 거래하는 수십 개 기업들을 거론한 보고서 발표 후 접한 소식”이라며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여러 좋은 소식 중의 하나”라며 다른 기업들도 미얀마 군부 연루 업체들과의 제휴 관계를 재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는 지난 2017년 8월 로힝야족 무장단체인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핍박받는 동족을 위해 싸우겠다며 대(對)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습격했다. 이에 미얀마군과 정부는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 병력을 동원, ‘인종청소’에 상당하는 소탕 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1만명 이상이 죽고 73만명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런 미얀마군의 행위를 ‘집단학살’ ‘반인도범죄’ 등으로 규정, 책임자 처벌을 추진하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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