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1955~1963년에 태어난 전후 세대를 가리켜 ‘베이비붐 세대’라는 말을 쓴다. 386세대, 엑스세대 같은 말도 한 시기와 세대를 대표하는 표현으로 많이 쓰였다. ‘○○세대’라는 말은 시대가 바뀌면서 그 시대의 특징을 담아 계속 만들어진다.
‘민달팽이 세대’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현실적으로 자립하여 집을 마련하기 힘든 젊은이를 집이 없는 민달팽이에 비유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어캣 세대’라는 표현도 있다. 극심한 취업난 등 어려운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노력하는 세대를 강한 생존력을 지닌 미어캣에 빗대어 이른 말이다. ‘무민 세대’도 있다. 의미 있고 무거운 것에서 벗어나 별 의미 없고 가벼운 생각이나 행동을 통해 즐거움과 가치를 찾는 젊은 세대를 뜻하는데, ‘무민’이 ‘無mean‘이라는 것을 알면 이해하기 쉽다. 요즘의 젊은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이 시대를 헤쳐 나가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말들이다. 젊은이들에게만 ‘○○세대’라는 말이 붙는 것은 아니다.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은퇴 시기는 앞당겨져 퇴직 후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반퇴 세대’, 부모와 자식에 대한 이중적 부양 부담을 안고 있는 ‘샌드위치 세대’라는 말도 있다.
일본에는 ‘사토리 세대‘가 있다. ‘사토리’는 우리말로 ‘득도’라는 뜻인데,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나 돈벌이ㆍ출세ㆍ연애ㆍ여행 따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일본의 젊은 세대를 뜻한다. 우리나라의 ‘삼포 세대’나 ‘무민 세대’가 떠오른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세대’를 살펴보면, 그 나라의 현재가 보일 것이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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