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혐한 방송’으로 논란이 된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가 대형 유통기업들로부터 퇴출 위기에 놓였다. 롯데와 CJ,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뷰티(H&B)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12일 롯데의 H&B숍 ‘롭스’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자사 H&B숍의 온라인몰에서 DHC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에선 DHC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아예 진열 위치를 뒤쪽으로 변경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련 제품에 대한 공분이 커지고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판매를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은 잡은 모양새다.
랄라블라와 롭스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DHC 제품을 판매 중단키로 했다. 롭스는 오프라인 매장에 진열된 제품을 모두 빼기로 했고, 랄라블라는 한 발 더 나아가 추가 발주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DHC 제품을 아예 빼거나 판매 중단하는 것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올리브영 측은 “각 점포에 DHC 제품을 매장 진열대에서 뒤쪽으로 진열해달라는 지침문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현재 롭스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DHC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라고 뜬다. 아예 제품 자체 검색이 안 되는 셈이다. ‘DHC 클린징오일’ 제품은 인기 상품이지만 이마저도 검색되지 않는다.
앞서 DHC가 운영하는 ‘DHC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에서 한국을 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을 방송해 논란이 됐다.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 “조센징들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시키지 못해 (중략)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 지금의 한글이 됐다” 등의 망언을 쏟아냈다.
지난 2002년 한국에 진출한 DHC는 화장품과 건강보조제 등을 판매하며 인기를 얻었으며, 2017년에는 정식으로 DHC코리아를 론칭해 그해 99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