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금포탈 명단 포함되고 
 지역에 인색한 기부도 뒤늦게 도마 
 
[저작권 한국일보].직원 조회에서 여성비하와 막말 유튜브 영상을 틀어 물의를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윤 회장은 이달 7일 임직원 700여명이 참석한 월례조회에서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됐다./배우한 기자 /2019-08-11(한국일보)

한국콜마가 ‘세종시 대표 우량기업’에서 ‘애물단지 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오너가 직원조회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보복조치를 두둔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여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오프라인에서 사실상 퇴출 위기에 놓였다. 이런 오너리스크와 더불어 세금탈루, 인색한 지역사회 기부 행태 등 부각되지 않았던 민낯까지 드러내며 불신의 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콜마는 1991년 세종시(옛 연기군) 전의공장을 준공한 이후 1995년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되고, 2002년 300만달러 수출의 탑을 달성하는 등 세종시와 함께 고속 성장을 해 왔다.

2002년과 2003년 제약공장을 짓고, 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사업영역을 제약까지 확대했다. 2017년에는 세종 제2공장을 증설해 의약품 전체 제형 제조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통해 2017년 제약사업을 포함해 총 8,2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한국콜마는 이 과정에서 2016년과 2018년 고용노동부로부터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되고, ‘2018 일자리창출 유공 정부포상’ 산업포장을 수상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한국콜마는 윤동한 회장이 지난 6일 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원조회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두둔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보여준 사실이 알려지며 순식간에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당시 영상에서 유튜버는 “아베(신조 일본총리)가 문재인(대통령)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 없다”,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그리고 이제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거다”라는 말을 쏟아냈다.

또 윤 회장이 문제의 동영상 내용에 동의하는 발언을 내놨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업체 측의 사과문에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콜마 직원이 회장 두둔 글을 띄웠다가 되레 부정적인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자신을 한국콜마 10년차 직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 10일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 “한국콜마는 월례조회에서 애국가를 부른다. 이런 기업이 어떻게 친일 기업이 되겠느냐”고 해명했다. 또 윤 회장에 대해 “이순신 장군과 문익점 선생을 존경한다. 이만큼 역사의식이 투철하신 분을 어떻게 친일로 매도할 수 있느냐”고 두둔했다.

이에 대해 많은 누리꾼들이 “기본 가치관에 동조하니까 영상을 틀어준 것”이라며 “옳지 못할 것을 다양한 생각이라며 보여준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등 쓴 소리를 하고 있다. “누가 봐도 한국콜마에서 쓴 바이럴 마케팅이다. 이렇게 쓴다고 바뀔 것 같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그 동안 정직한 경영을 바탕으로 지역에 공헌하고 있다는 기업의 이미지도 세금포탈 등 민낯을 드러내며 불신을 키우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세청의 세금포탈자 명단에 포함된 사실이 최근 도마에 올라 비판 받고 있다.

한국콜마의 인색한 지역사회 기부 행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 1분기까지 한국콜마의 세종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액은 200만원에 불과하다. 협력기업으로 인근 충남 공주에 있는 애터미가 지난해 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쾌척하고, 연중 모금에도 2억여원을 기부한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이에 따라 세종시민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건전한 기업인 줄 알았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며 원성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콜마가 생산하는 제품 이름은 물론, 관련 기업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불매운동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세종시 신도심 한 주민은 “아베를 두둔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틀어준 친일기업 제품을 쓸 수는 없다”며 “회장을 사퇴한다는데, 아들을 사장으로 그대로 두고 경영에 다 관여할게 뻔하니 눈 가리고 아웅 아니냐”고 말했다.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관계자는 “이윤추구가 기업의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역사인식도, 지역에 대한 공헌 의지도 부족하다면 아무리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해도 환영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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