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최근 인천시교육청을 서구 루원시티나 인천시 인재개발원 자리로 옮기는 안을 시교육청에 제안한 가운데, 루원시티보다는 인재개발원으로 이전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6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공공청사 균형 재배치 사업에 대한 정책연구 중간결과를 공개하면서 교육청을 루원시티 내 공공복합업무용지나 인천개발원 부지로 옮기는 두 가지 안을 교육청에 제안했다.
교육청은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루원시티보다는 인재개발원으로 옮기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원시티는 도시개발이 한창인 반면 서구청 인근 인재개발원은 자연녹지지역인데다 터가 넓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유정복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6년 교육청을 루원시티로 이전하자는 시 제안을 한 차례 거부한 바 있다.
루원시티로 이전할 예정인 인재개발원은 인근 인천연구원(옛 인천발전연구원)을 포함하면 전체 부지가 남동구 구월동 교육청(약 2만㎡)의 3배가 넘는 6만2,000㎡에 이른다. 그러나 부지 공시지가와 건물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상업지역에 있는 구월동 교육청(약 583억원)이 인재개발원(약 532억원)보다 50억원가량 더 비싸 차액만큼 시가 교육청에 보전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이 인재개발원 자리로 옮길 경우 인재개발원 부지와 건물을 구월동 교육청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된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상 이 경우 인천시의회 심의ㆍ의결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된다. 1985년 지어져 낡고 비좁은 청사 문제로, 소속 직원의 30%가 외부에서 근무 중인 시는 교육청이 이전하면 교육청 건물을 청사로 쓸 계획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시는 인재개발원과 인천연구원을 루원시티로 이전시킨 뒤 그 부지와 건물을 팔아 루원시티에 9개 공공청사가 들어설 복합청사를 짓는 비용에 보탤 계획이었으나, 교육청이 이전해오면 재검토해야 한다. 교육청이 인재개발원 건물 증축ㆍ리모델링비를 요구할 경우 부담은 더 커진다.
시 관계자는 “교육청 이전 후 그 부지와 건물을 활용하면 분산된 행정 기능을 통합할 수 있고 신청사 건립 사업비도 절감할 수 있다”라며 “시는 여전히 교육청이 루원시티로 이전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5일 교육행정기관 재배치 검토단을 꾸렸으나 휴가와 출장이 겹쳐 아직까지 첫 회의도 열지 못했다”라며 “이전 여부를 비롯해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어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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