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완성을 위해 현대차 위탁조립공장뿐만 아니라 친환경자동차부품공장도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하기로 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시는 최근 현대차 최대 부품 제조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울산에 3,3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부품 전용 공장을 조성키로 한 데 대해 광주지역 노동계가 “광주에 올 부품공장을 울산에 빼앗겼다”고 반발하고 나서자 지난 1월 말 현대차와의 투자 협약 당시 관련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시는 이날 “광주형 일자리가 적용될 현대차 위탁조립공장은 공장 설립 이후 파생모델(친환경차) 생산을 염두에 두고 유연성과 친환경성, 디지털 콘셉트로 설계될 것”이라며 “조립공장 설립 이후 부품공장이 광주에 들어오게 돼 있다”고 밝혔다.
시는 그러면서 1월 31일 현대차와 체결한 위탁조립공장 설립 투자협약서 첨부 문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차종의 파생모델(친환경차) 개발을 검토하고, 광주시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제도 지원 방안을 강구하도록 돼 있다. 시는 지난 2월 국내 유일의 친환경차부품인증센터를 위탁조립공장이 들어설 빛그린산업단지로 유치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는 친환경차 부품공장에 대한 현대차의 투자 규모와 공장 설립 시기는 위탁조립공장이 설립된 이후 공장 가동(경영) 상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실제 친환경차 부품공장이 광주에 들어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현대차 친환경차 부품공장을 위탁조립공장처럼 합작법인 형태로 빛그린산단에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부품공장 설립 사업에 자본금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대주주로 참여하고, 시는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이 부품공장은 현대차의 계열회사가 되며, 주요 납품처는 광주형 일자리가 적용되는 위탁조립공장이 된다.
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울산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광주형 일자리가 적용되는 완성차 위탁조립공장 설립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라며 “친환경차 부품공장 설립 시점은 현대차와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울산에 투자하는 건 전장부품의 물량 배정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였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달 29일 현대모비스로부터 3,3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끌어내 올해 전기차 부품 전용 공장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한 ‘울산형 일자리’ 계획을 밝혔다. 이를 두고 광주 노동계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던 친환경차 부품공장을 울산에 빼앗겼다”, “비정규직을 양산할 뿐만 아니라 상생을 들먹이며 광주형 일자리 정신을 훼손하는 울산형 일자리를 폐기하라”고 반발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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