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억 화소’의 벽을 넘어서면서 이미지센서 업계 1위인 일본 소니의 아성을 위협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12일 1억800만 화소의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6,400만 화소 센서를 공개한 지 3개월 만에 최초 타이틀을 갈아치우며 부동의 업계 1위 업체인 소니를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 제품에 이미지센서를 탑재시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점유율도 빠르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지센서는 삼성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주력 제품 중 하나로, 카메라 렌즈로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다.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는 화소(픽셀) 한 개 당 크기가 0.8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에 불과하다. 1억개가 넘는 화소는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이미지로 담아내 초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하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고 선명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동영상을 녹화할 때에도 개인용 동영상을 넘어 영화, 방송 등 전문가 수준으로 촬영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인간의 눈과 같은 초고화질로 세상을 담는 모바일 이미지센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미지센서 시장은 일본의 소니가 주도하고 있지만 삼성이 잇따라 최고 성능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향후 양사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소니(51.1%)와 삼성전자(17.8%)의 시장 점유율은 3배 정도 차이가 나지만 기술력은 오히려 삼성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니 이미지센서는 아직 4,800만 화소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방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이미지센서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는 삼성 측이 훨씬 밝다. 샤오미는 이미 삼성 6,400만 화소 센서를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하기로 공식화했고, 오포도 삼성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이번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도 개발 단계부터 협력했다. 실제 린빈 샤오미 공동 창업자는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작고 얇은 스마트폰에 최초로 적용하기 위해 삼성과 개발 초기부터 긴밀히 협력했다”며 “앞으로도 사용자들이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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