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성 ‘막말’ 담화엔 “단어ㆍ어감까지 일일 대응 안 맞아”
청와대가 12일 북한의 잇단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해당 미사일은) 우리 군이 운용 중인 패트리어트 체계로 등으로 정확하게 요격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스칸데르급 ‘KN-23’과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다연장 로켓),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 등 신형무기 ‘3종 세트’ 개발을 마무리해 간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데 따라 안보 공백 우려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의 막말 담화와 관련해서는 “통상 쓰는 언어가 다르다”며 “진의가 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실험하는 정도의 무기는 우리도 다 갖추고 있고 오히려 몇 단계 나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구체적 전력을 다 말하긴 어렵지만, 아무런 방어 요격 능력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특히 북한의 신형무기 3종 세트 또한 패트리어트 체계 등으로 요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국방예산 증액을 통해 변화하는 위협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방비 예산이 문재인 정부 첫해 40조3,000억원에서 올해 46조7,000억원으로 8.2% 증가했고, 증가액 상당부분이 방위력 개선에 쓰이고 있다는 점을 한 근거로 제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방비 증가율은 평균 4,1%, 이명박 정부 때는 5.2%였던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국방비가 예산에 들어가는 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이 자주 언급했던, ‘힘으로 지키는 평화’라는 말이 갖는 함의를 잊지 않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의 대남 비방 담화에 관련해서도 “청와대 관계자가 입장을 내는 게 맞나 고민이 있었다”면서도 “진의가 무엇인지, 무얼 말하는 건지를 봐야 할 거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쪽에서 내는 담화문들이 통상 우리 정부가 내는 담화문과 결이 다르고 쓰는 언어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담화문은) 한미 훈련이 끝나면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본다”며 “그 외의 단어와 어감 이런 것들까지 일일이 거론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과연 지금 시점에 맞는 것인지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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