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연내 한중 중앙정부 차원 실무협의 추진 예정”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제 강점기 중국 하이난섬에 끌려가 노역에 강제동원됐다 숨진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의 유해 봉환 작업을 본격 추진한다. 하이난성 싼야시 난딩촌에는 일제 시대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집단 매장지 ‘천인갱’(千人坑)이 있는데, 이곳에는 1,200구의 유골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황동준 행정안전부 강제동원희생자유해봉환과장은 11일 “하이난 지역 강제징용 피해 신고 유족들과 발굴 유해의 유전자 감식을 통해 강제징용 여부를 확인한 후 국내로 봉환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중국 정부와 천인갱 유해 국내 봉환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천인갱 피해자 유족 신고 129건 중 사망·행방불명 62건의 유전자 검색을 진행 중이다.

황동준 과장은 “올해 3월부터 주중대사관 등을 통해 하이난성, 싼야시 관계자 등과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중국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 권한 사항이라고 뒤로 물러서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실무협상 추진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덧붙였다.

하이난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 한국기업이 1995년 천인갱 조선인 강제징용자 유골을 처음 수습한 이후 현재까지 100여위의 유해를 발굴해 추모관에 모시고 있다. 태평양전쟁 때 하이난 지역을 침략한 일제는 1943년부터 경성형무소 등 전국 12곳에 수형된 조선인 2,000여명을 ‘조선 보국대’라는 이름으로 탄광이나 비행장 건설 등에 강제동원했다. 이 중 1,200여명이 일본군의 학대와 굶주림 등으로 사망해 이곳에 집단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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