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겨냥 연일 독설 “책임 안 지고 남은 ‘잔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나를 비박(비박근혜)으로 부르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계를 가리켜 ‘잔반(殘班ㆍ몰락한 양반 계층)’이라고 비판했던 홍 전 대표는 계파갈등 조짐을 보이는 한국당에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를 반대한 사람들을 총칭해 비박으로 부르지만 나는 박근혜 정권을 지지하고 도왔던 사람”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탄핵 대선 때 친박들이 숨죽이고 있을 때도 탄핵도 반대하고 분당도 반대했던 사람”이라면서 "보수 붕괴 책임을 물어 책임 정치 차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시킨 일은 있지만 나를 비박 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썼다. 그러면서 “나는 친박도 비박도 아닌 홍준표로 정치해온 사람”이라고 썼다.
홍 전 대표는 이어지는 글을 통해 한국당에서 최근 재연되는 계파 갈등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여나갔다. 홍 전 대표는 “나는 계파 없이 당대표를 두 번이나 하면서 정국 혼란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결과 책임을 안고 당대표를 사퇴한 일이 있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보수 정당은 탄핵정국과 좌파 광풍시대를 초래한 그 정치 책임을 진 사람이 있나”라면서 “그래서 책임 안 지고 남아 있는 사람들을 잔반이라는 거다. 잔반들이 숨죽이고 있다가 다시 권력을 쥐려고 하면 국민들이 그걸 용납하리라고 보는가”라고 꼬집었다. 홍 전 대표는 전날에도 “저들은 백성들을 선동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잔반(殘班)들이 그나마 남아 있는 한줌도 안 되는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 해서야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있겠나”라고 쓴 바 있다.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패배 후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홍 전 대표는 연일 SNS를 통해 한국당에 대한 지적을 비롯한 작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당에서 ‘황교안 리더십’이 흔들리는 시점과 맞물려서는 더욱 활발하게 당 지도부를 향해 견제구를 던지는 모양새다. 그는 이달 1일엔 “만약 다시 내년 총선에 나가게 된다면 단순히 국회의원 의석 하나 채우기보다는 의미 있는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고 총선 출마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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