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태풍 레끼마가 중국 동부를 강타하면서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레끼마는 1949년 이래 중국 저장(浙江)성에 상륙한 태풍 중 세 번째로 강력해 피해는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10일 국영 CCTV에 따르면 중국 국가 응급관리부는 이날 새벽 1시 45분(현지시간) 저장성 원링시 인근 해안에 상륙한 태풍 레끼마로 인해 오후 3시30분까지 18명이 숨지고 1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상륙 당시 최고풍속이 시속 187㎞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기세가 다소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강한 위력으로 많은 피해자를 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특히 저장성 원저우(溫州)시 융자현(永嘉)의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는 불과 3시간 만에 160㎜에 달하는 장대비가 쏟아졌고, 이로 인한 산사태와 홍수, 정전과 건물 붕괴가 이어지면서 이재민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촌락의 주민들은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채 고립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대도시 상하이(上海)에서도 25만여명이 폭우로 긴급 대피했다. CCTV는 태풍의 영향으로 항공편 2,000편 이상이 대거 결항됐고, 공항으로 이어진 고속철 운행도 정지됐다고 전했다. 상하이 푸둥(浦東) 공항, 항저우(杭州) 공항은 이날 일시 폐쇄됐다. 공원이나 박물관 등 공공시설과 관광지도 잠시 문을 닫았다.
전날 최고 수준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던 국가기상국은 이날 오전 5시쯤 레끼마의 최대 풍속이 시속 144㎞로 약화하자 주황색으로 경보 수위를 한 단계 낮췄다. 레끼마는 중국 내륙 상륙 후 북상해 11일 늦게 산둥(山東)성 남부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국은 대만과 푸젠(福建)성, 저장성, 상하이, 장쑤(江蘇)성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경고했지만, 그 외 대부분 지역에서도 폭우와 강풍이 예상되는 만큼 외출을 삼가고 범람과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라고 당부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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