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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든 성난 시민들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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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든 성난 시민들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입력
2019.08.10 20:15
수정
2019.08.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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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도 1만5000명 거리로

10일 오후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흥사단 등 707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이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아베규탄 4차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10일 오후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흥사단 등 707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이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아베규탄 4차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8ㆍ15에 모이자!”

10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철회와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는 ‘아베 규탄 4차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1만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NO 아베’ ‘한일군사협정 폐기하자’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이번 촛불 문화제는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흥사단 등 707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이 주최했다.

아베규탄시민행동은 지난해 우리 대법원의 강제 동원 배상 판결 이후 경제 보복을 가하는 아베 정부를 ‘적반하장’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국민적 합의도 없이 박근혜 적폐정권이 강행한 일본과의 군사정보협정을 즉각 파기하고, 이미 해산된 화해치유재단에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을 즉각 반환해 한일 위안부합의의 파기를 확정해야 한다"고 우리 정부를 향해 외쳤다.

‘아베 수상님께 사죄한다’고 말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우리 일본’ 등의 발언에 대해서도 ‘망언’이라고 규탄했다.

문화제에는 일본 단체도 동참해 아베 정부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일본 시민사회단체인 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는 "아베 정권은 보복성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진지한 과거 청산에 나서야 한다"며 "일한 민중이 ‘NO 아베’ 투쟁에 적극 나서자"고 말했다. 이 단체는 오는 15일 광복절에 '아베 정권에 대응한 한일 시민단체의 평화 행동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카모토 아사야 미래를 위한 역사패널 전시 공동대표도 "일본 정부는 지난해 대법원 판결에 대한 배상문제를 두고 1965년 한일기본조약 및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해결됐기 때문에 국제 관계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다뤄진 것은 합법적 계약에 기초한 청구권 문제로 비인도적 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부당하고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한국의 피해자가 분노하고 일본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10일 오후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흥사단 등 707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이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아베규탄 4차 촛불 문화제’를 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10일 오후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흥사단 등 707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이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아베규탄 4차 촛불 문화제’를 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시민행동은 본 집회를 마친 뒤 '모이자 8ㆍ15 광화문' '청산하자! 친일 적폐'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과 종로를 거쳐 조선일보 사옥까지 행진했다. 조선일보사 앞에서 이들은 "신중한 대응, 정치적 해결을 운운하며 강제동원 관련 배상 판결을 부정하고 사실상 무효화하려 시도하는 조선일보 논조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번 촛불 문화재는 서울과 함께 광주 부산 대구 제주 등에서 동시에 개최됐다. 시민행동 관계자는 "광복절에 대규모 촛불을 통해 우리의 분노를 보여주자"며 15일 오후 6시 광화문광장 북측에서 열리는 ‘아베 규탄 5차 촛불 문화제’ 참여를 독려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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