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10일 일본 주요 언론은 일제히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개각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대일 비판에 앞장서온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반도체 전문가’인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일본 마이니치(毎日)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단행한 이번 개각에서 ‘개혁 색채’를 한층 강하게 드러냈다고 총평했다. 특히 신문은 법무부 장관에 대일 초강경파가 발탁됐다면서 그간 조 후보자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거침없는 반일 발언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또 조 후보자는 일본 징용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인 최 후보자에 대해서는 “반도체 분야 전문가로,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항하기 위해 반도체 소재 국산화 등을 추진하는 역할을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마이니치는 한때 교체설이 돌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유임됐다고 간략히 전했다.
다른 주요매체들의 분석도 비슷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조 후보자를 “한국 정부 내 대일비판 최선봉에 선 인물”로 평가하면서 내정 발표 직후 조 후보자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조선 침략을 물리쳤던 이순신 장군의 한시 구절 ‘서해맹산’(誓海盟山)을 인용, 개혁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고 했다. 도쿄신문 또한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과 전문가, 언론을 비판해왔다”고 보도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産経)신문은 조 후보자를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소개하고 검사 출신이 아닌 사람이 법무장관에 발탁된 만큼 한국의 검찰 개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 후보자의 발탁에 관해서는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관리 엄격화에 대한 대책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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