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운전자에게 보복운전을 한 혐의로 기소된 배우 최민수(56)씨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직업이 배우라 더 부각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최씨가 반성과 사과의 기미가 없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최연미 판사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한 최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씨는 재판 내내 자신의 행위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30년 이상 배우 생활하면서 내게 위해가 되는 상황이 많았는데, 그걸 일일이 보복하고 고발하면서 살았겠느냐”라거나 “욕먹을 일을 하면 욕을 먹어야 한다. 상스러운 욕설이나 손가락 욕을 한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상대방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하시면 되냐’ 하니까 상대방이 아주 냉소적으로 ‘전 잘못한 거 없는데요’라고 말했다”라며 “그 분이 블랙박스가 있으니 말 조심 하라기에 돌아가려다 손가락 욕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해 9월 17일 오후 1시쯤 서울 여의도의 한 도로에서 앞서가던 차를 추월한 후 급정거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혐의(특수협박, 특수재물손괴, 모욕)로 기소됐다. 최씨는 앞 차가 차선 양쪽을 걸친 채 달리면서 진로를 방해한다고 생각해 이 같이 운전했다. 사고 뒤 언쟁을 벌이다 최씨는 손가락 욕 등을 했다. 피해 여성은 비공개로 법정 증언을 했다.
최후 진술에서 최씨는 “상대가 비합리적인 사람, 특히나 여성일 때는 정말 힘들구나, 내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느낀다”라며 “나라 안팎으로 힘든데 여러 사람 힘들게 해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선고는 다음달 4일 내려진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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