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관에서 불매운동 조장’ 오해받을 수 있어 결정”
지난 3일부터 6개 동 게시…9일 오전까지 철거작업 진행
서울 중구와 구로구가 ‘노 재팬’(No Japan) 현수막을 게시했다 논란이 거세게 일자 거둬들인 가운데 경기 의왕시도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왕시 역시 뒤늦게 비판 여론에 밀려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한 누리꾼은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본 제품 불매 및 여행 거부 의사를 표시하는 ‘보이콧 재팬’(Boycott Japan) 로고와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 그리고 의왕시 심벌마크가 새겨진 현수막 사진을 올리며 비판 글을 게시했다. 이 현수막에는 ’과거사 반성없는 일본을 규탄한다’, ‘아베 정부는 경제침략 중단하라’는 글귀도 적혀있다.
해당 게시물에 일부 누리꾼들은 “시민단체인 줄 알았다”(Ka***), “하지 말라고 해도 튀고싶은 사람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아***), “당 차원에서 관리가 전혀 안 된다는 소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만 골라서 사고를 친다”(해***)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같은 날 의왕시 홈페이지의 ‘시민게시판’에도 현수막 철거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강모씨는 “왜 시에서 나서 누구의 돈으로 우리 모두의 공용공간에 현수막을 걸고 특정 국가에 대한 증오심을 표출하느냐”며 “국민의 참여는 자유지만 시 이름을 걸고 하면 이미 이 운동이 특정 정치세력 내지 국가에서 주동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중구청은 ‘노재팬’ 현수막 1,100개를 거리에 게시하려 했지만 ‘불매운동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나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관에서 독려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등의 지적을 받고 반나절 만에 구청장 사과와 함께 철거한 바 있다. 구로구도 지난 4일 유사한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틀 만에 내렸다.
의왕시는 이에 앞선 지난 3일 밤부터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시내 6개 동에 각 2개씩 12개를 게시해 규모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왕시 관계자는 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8일 저녁부터 철거를 시작했고, 9일 오전까지는 마무리할 계획이었다”며 “순수한 의도였지만 관에서 (불매운동을) 조장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시민이 항의 글도 올려 철거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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