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비 와도 냉각 안 돼 무더위 지속
북상 중인 9호 태풍 레끼마가 상하이를 거쳐 중국 내륙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우리나라는 주말 동안 서울 등 일부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전 9시 기준으로 9호 태풍 레끼마는 대만 타이베이 북동쪽 약 2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3㎞의 속도로 북서진 하고 있다. 기상청은 레끼마가 10일 밤 상하이를 지난 후 그대로 북진하다가 점차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중국 내륙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레끼마의 위력은 8일 밤 정점을 찍고 점차 약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강한 등급으로 분류돼 태풍이 지나가는 지역에는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레끼마가 우리나라를 비켜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태풍 피해 우려는 줄었지만 이번 주말을 정점으로 폭염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주말을 맞아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고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열대야가 발생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8일 오후부터 폭염경보가 발효된 서울은 10일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올라 매우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 외에 경기 수원, 이천 등도 낮 기온이 37도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으며 그 밖의 중부지방과 강원 영서지방도 35도 안팎의 더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다음주 월요일인 12일쯤 태풍 레끼마의 간접 영향권에 속하면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수로 인한 냉각 효과는 적어 12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해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중에도 33도 안팎의 폭염이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무덥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날이 많아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폭염 영향예보를 참고해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숫자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7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200명이었다. 특히 8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30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무더위가 심할 때는 건설현장이나 논ㆍ밭 등지에서의 실외 작업은 물론 실내라도 더운 곳에서는 작업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노약자의 경우 냉방 환경이 열악한 실내에 머물다 열사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근 무더위 쉼터로 대피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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