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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 253곳… 타임지, 총성 울린 도시 이름으로 표지 꾸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신호 표지를 올해 총기 난사 사건을 겪은 253개 미국 도시들의 이름으로 가득 채웠다. 미국 CNN 방송은 타임이 9일(현지시간) 발매될 8월 19일 자 최신호 표지에 올해 들어 현재까지 대규모 총격 사건을 경험한 미 253개 도시의 이름을 검은 바탕에 흰 글자로 빼곡히 싣고 이를 배경으로 표지 중앙에 큼직한 대문자로 ‘이너프(ENOUGH)’라고 새겼다고 전했다. ‘이제 그만’, ‘더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지난 주말 총기 참사를 겪은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을 비롯해 지난달 총기 난사가 난 캘리포니아주 길로이와 5월 총격 사건을 겪은 버지니아 비치 등 여러 도시의 이름이 표지에 가득하다. 타임은 표지 사진을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하면서 ‘우리는 내부에서 잡아 먹히고 있다, 왜 미국은 백인 국수주의자(white nationalist) 테러리즘과의 전쟁에서 지고 있는가’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타임지 표지에 실린 총격 사건 목록은 총기 폭력 아카이브의 자료를 기반으로 했으며 이는 총격범을 빼고 4명 이상의 사람이 총에 맞거나 사망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이 표지를 디자인한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예술가 존 마브루디스는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총기 폭력에 빠진 나라의 무서운 초상화”라며 “총격이 전체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벨기에 아프리카 박물관서 ‘흑인 분장’ 파티… ‘인종비하’ 논란
벨기에 왕립 아프리카 박물관을 대관해 열린 파티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얼굴에 검은 칠을 하는 등 흑인 분장을 한 사실이 드러나 인종 비하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외부 행사업체 ‘테 당상’은 지난 4일 벨기에 테르뷰런 지역에 있는 왕립 중앙아프리카 박물관을 대관해 아프리카풍 파티를 열었다. 업체는 파티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콩고에서 유행한 아프리카식 정장인 ‘라 사프’,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의 아프리카 국가인 ‘와칸다’, ‘알록달록한 색감’, ‘미래 아프리카인’ 등을 파티의 드레스코드(복장규정)로 제시했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일부 파티 참석자들이 부적절한 분장을 한 모습이 공개돼 문제가 됐다. 한 참석자는 페이스북에 얼굴에 검은칠을 한 백인 남성의 사진을 게재하며 “아무리 아프리카풍 파티라 해도 흑인 분장은 적절치 않다는 것을 백인들에게 대체 몇 번이나 알려줘야 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박물관과 업체는 관리 소홀에 대해 사과했다. 아프리카 박물관은 7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린 입장문에서 “업체 측의 사전 공지를 보고 복장 규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해 변경을 요청했다”며 “그럼에도 일부 참가자들이 편견이 담긴 의상을 입고 나타난 것은 우리 측 조치가 불충분했다는 것”이라고 책임을 인정했다. 파티를 주관한 테 당상 측도 “일부 참가자가 부적절한 분장을 하고 나타난 것은 유감”이라고 했지만 “얼굴에 검은 칠을 한 참가자 한 명이 행사 전체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아프리카 박물관은 과거 벨기에가 식민지 국가들로부터 약탈한 문화재를 전시해 시대착오적이고 제국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5년간의 시설 보수를 마치고 3일 재개장했지만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유물 반환 시위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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