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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계 ‘희토류 무기화’ 공식 선언... 미국에 반격 나선다

입력
2019.08.09 00:07
수정
2019.08.0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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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 선전 국제공항 내 화웨이 로고. 선전=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광둥성 선전 국제공항 내 화웨이 로고. 선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연일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희토류 업계가 8일 자국 정부의 ‘희토류 무기화’ 전략을 공식 지지하고 나섰다. 무역전쟁, 기술전쟁에 이어 최근 중국을 환율조작국에 지정 ‘환율전쟁’까지 선포한 미국을 상대로 중국 산업계가 정부 당국과 보조를 맞추며 맞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화웨이도 이날 적극적인 인재 영입 노력을 밝히면서 미국 정부의 제재에 맞선 기술 자립 의지를 드러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희토류산업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의 산업 지배력을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무기로 쓸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맞대응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내 300여 개 희토류 채굴·가공·제조업체가 속한 이 협회는 이어 "미국 소비자들은 미 정부가 (중국에) 매긴 관세 부담을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카드 사용을 시사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무기화'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희토류는 자석, 모터, TV, 스마트폰, DVD 플레이어, 발광 다이오드, 전기차, 풍력 터빈, 의료장비, 정유공장 등 산업계 전반은 물론 레이더, 센서 등 군사 무기에까지 쓰인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도 대부분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이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는 미국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미국 정부의 제재로 무역전쟁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른 화웨이는 기술자립을 위한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할 것을 선언했다. 화웨이는 이날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당신이 만일 최고 중의 최고이며, 과학의 한계선을 허물고 싶다면 우리는 당신을 원한다"며 "수학, 컴퓨터 과학, 물리학, 재료 과학, 스마트 제조, 화학, 반도체 칩 등에 대단한 업적이 있거나 자신의 분야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을 찾는다"고 공고했다.

이어 화웨이는 "우리는 당신 동료 임금의 5배를 제공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과 프로젝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재 영입 노력에는 미국 정부의 제재에 맞선 기술자립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지난 5월 미 상무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이 회사를 블랙리스트인 거래제한 명단에 올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 IT 기업들이 거래 중단 의사를 밝히자 화웨이는 스마트폰, PC 등에 쓰일 자체 운영체제(OS)와 반도체 칩 개발 등 기술자립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최근에는 100억 위안(약 1조 7,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칩, 무선 네트워크, 사물 인터넷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를 상하이 칭푸 지구에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 수요 중 자체 생산하는 부분이 5%밖에 되지 않아 2017년에 원유 수입액 1,620억 달러보다 훨씬 많은 2,600억 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도 최근 들어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자립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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