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문 대통령ㆍ정경두 국방 등 만나… 어떤 안보 청구서 내밀지 관심
지난달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이 어떤 내용이 담긴 ‘안보 청구서’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시작됐다’는 취지로 언급한 데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및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 등 한국으로선 민감한 사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양측은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정책 공조,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한미 동맹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주, 일본 등을 거쳐 이날 오후 늦게 방한한 에스퍼 장관은 9일 오전 정 장관과 양자 회담을 가진 뒤 문재인 대통령 및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과 잇달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 국방장관 회담의 주요 의제로는, 사실상 10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한미 연합군사연습의 명칭과 규모 등 세부 사안 확정과 최근 잇달아 북한이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의견 교환 등이 꼽힌다.
최근 한일 갈등 국면에서 한국 측 카드로 지목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폐기와 관련한 의견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에스퍼 장관은 앞서 일본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장관과 만나 “지소미아를 포함해 한미일 협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져, 정 장관에게도 지소미아와 관련해 언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스퍼 장관이 한국 외교안보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이 미측에 제공하는 방위비 분담금의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국을 ‘매우 부유한 나라’(very wealthy nation)라고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는 취지로 글을 올려 압박했다. 지금까지 미 정부가 구체적인 액수를 밝힌 적은 없지만, 올해 한국이 미측에 제공키로 합의한 1조 389억원보다 6배가량 많은 50억달러(약 5조 9,000억원)를 요구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밖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최근 언급한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미국이 추진 중인 중거리미사일의 아시아 배치와 관련한 내용도 의제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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