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세관국(ICE) 요원들이 7일(현지시간) 미시시피주(州) 식품공장 7곳을 급습해 불법 이주노동자 680명을 체포했다. 이번 이민자 검거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총기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주 엘패소 방문을 앞둔 시점에 진행됐다. 해당 사건이 이민자를 향한 혐오범죄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와중에 이민자 급습까지 진행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억압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ICE의 작전에 대해 “미시시피주에서 최근 10년 내 최대규모, 단일 주로는 역대 최대규모의 이민자 단속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시시피주의 식품공장들에 이주노동자들이 대거 근무하고 있는 탓에 “공장 노동자의 절반이 쫓겨났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이민자는 “아이들 생각도 해야 되는데, 아이들은 누가 돌볼 것이냐”며 “이건 정말 잘못됐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인근 무기 격납고로 이송돼 불법체류 심사 절차를 밟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총기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주 엘패소 방문을 앞두고 있었다. 일각에서 이번 불법체류 단속이 총기 사건과 연결됐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에 매튜 앨번스 ICE 국장대행은 “검거는 범죄 수사 계획의 일부였을 뿐”이라며 이미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해명했다. 또한 미국 내 불법 노동자와 불법 고용주에 초점을 둔 조처였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허스트 미시시피주 남부지방검찰 검사는 “불법 체류자를 고용하는 사람들을 찾아내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이민자 혐오가 심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목표로 제시한 ‘불법체류자 2000명 추방’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전국이민포럼(NIF) 대표 알리 누라니 사무국장은 이번 단속이 “노동현장을 급습하는 시대로의 회귀를 공식화했다”고 비난했다. “이주 노동자들은 지하로 밀려날 것이고, 가족들은 분리되고, 지역 경제는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미국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은 이웃, 교회 동료, 친구를 잃을 것”이라며 이주자들이 미국 사회를 구성하는 주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희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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