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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농장 느는데 왜 닭만 혜택을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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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농장 느는데 왜 닭만 혜택을 받을까

입력
2019.08.09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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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한 동물복지 농장에서 돼지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한 동물복지 농장에서 돼지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동물이 본래 습성을 유지하고 학대 받지 않고 지낼 환경을 제공하는 일명 ‘동물복지’ 축산농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인증을 받은 농가 대부분이 양계 농장에만 집중돼 돼지, 소 등 다른 가축은 동물복지에서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해 말 기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에 따른 인증 농가가 전년보다 36.6% 증가한 198곳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2012년 농가 34곳이 처음 인증을 받은 뒤, 인증 농가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는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을 국가가 인증하고, 해당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인증마크를 부착해주는 제도다. 인증을 받으려면 △바닥면적 1㎡ 당 성계 9마리 이하 △60㎏ 이상 돼지 최소 소요면적 1㎡ △소 축사 내 상대습도 80% 미만 유지 등 동물에 따라 엄격하게 정해진 다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축산농장은 대부분 양계 농장인 게 현실이다. 바꿔 말하면, 닭을 제외한 다른 가축 대다수는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는 셈이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전체 젖소 농장 6,451곳 가운데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곳은 9곳(0.1%)에 불과하다. 양돈 농장도 6,188곳 중 0.2%에 해당하는 13곳만이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신규 인증 농장 56곳 중에서도 양돈과 젖소 농장은 각각 1곳뿐이었다. 전체 1,007곳 중 118곳(11.7%)이 이미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장과 큰 차이가 있다.

가출 간의 이 같은 ‘복지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기존 축산 환경과 국제적인 요구 수준 사이의 괴리가 동물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의 동물복지 규정에 따라 인증 기준을 마련했는데, 양계 농장은 일부 보수만 해도 기준 충족이 가능한데 반해 양돈ㆍ젖소 농장은 완전히 새로 지어야만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소와 돼지가 국제기준에 한참 부족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어 인증을 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소비자의 관심도에도 차이가 있다. 최근 동물복지 돼지고기 매출이 20% 가량 오르고 관련 상품이 출시되고 있긴 하지만,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치솟은 동물복지 달걀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한 대형마트에선 일반 달걀보다 20~30%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동물복지 달걀 매출이 1년 사이 30% 증가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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