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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외엔 입 다문 윤석열 … 검찰개혁ㆍ수사권 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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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외엔 입 다문 윤석열 … 검찰개혁ㆍ수사권 조정은?

입력
2019.08.08 16:58
수정
2019.08.08 18: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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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오대근기자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오대근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이 보름 지났다. 윤 총장 입에서 나오는 얘기는 여전히 ‘수사’뿐이다.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선 말이 없다. 취임 초인 만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자신이 잘 하는 수사를 내세워 국민적 기대를 모으는 행보란 분석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지난달 25일 취임 이후 검ㆍ경 수사권조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취임사에서도 관련 언급이 없었고, 취임 뒤 인사차 찾은 국회에서도 이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지난달 8일 인사청문회 때 “국회에서 논의 중이니 공직자로서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던 원론적 대답이 마지막이었다. 취임 이후 자신의 구상을 밝힐 기자회견도 열 조짐이 없다. 대검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때 이상으로 말할 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취임 첫 기자회견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윤 총장은 자신의 수사 방향에 대해선 여러 차례 설명했다. 취임사에서는 ‘공정한 경쟁 질서 확립’을 내걸었다. 권력기관의 정치ㆍ선거 개입, 시장 교란 반칙 행위, 우월적 지위 남용 등 구체적 사례를 거론하기까지 했다. 지난 7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경제를 살려 나가는 데 보탬이 되는 사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이런 행보는 전임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대비된다. 문 전 총장은 취임 2주째 되는 날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동시에 △과거 시국사건에 대한 사과 △수사심의위원회 도입 △검찰개혁위원회 발족 등 자체적 개혁 방안을 내놨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더 이상 일선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아닌데 검찰총장으로서 너무 소극적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총장은 수사뿐 아니라 정책, 행정 업무도 잘 챙겨야 한다”며 “현 정부의 검찰 개혁 방안은 형사사법제도 시스템을 근본부터 건드리는데 검찰총장이 침묵만 지키고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한 대검 간부는 “문 전 총장은 취임 때 검찰개혁 바람이 몰려왔기에 선제적으로 개혁방안을 내놔 신뢰 회복을 꾀할 필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구체적 법안이 국회에 넘어가 있다”며 “검찰로서는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법조인도 “윤 총장으로선 당분간 침묵하면서 자신의 장기인 수사로 검찰의 위기를 돌파하겠다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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